[묵상] 2026년 11월 5일 연중 제31주간 목요일


우리는 정말 아끼는 소중한 물건이나 지갑 혹은 열쇠를 잃어버려 온 집안을 샅샅이 뒤지고 가슴을 졸여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손에 다시 쥐었을 때 차오르는 안도감과 기쁨은 겪어본 사람만이 압니다. 하물며 물건이 아니라 사랑하는 내 자녀나 가족을 길에서 잃어버렸다면, 그 부모의 타는 심정은 과연 어떠하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죄인들과 어울려 음식을 드시는 예수님을 보며 투덜거리자, 주님께서는 목자의 심장으로 천국의 신비를 들려주십니다.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 그러다가 양을 찾으면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 집으로 가서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루카 15,4-6). 오늘 말씀은 주님 대전에서 방황하고 길을 잃은 나 한 사람을 찾아 오늘도 쉬지 않고 걸으시는 하느님의 애타는 사랑을 깨닫게 해 줍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세상 사람들이 내세우는 겉모습과 출신 배경의 허망함을 고백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태어난 지 여드레 만에 할례를 받았고, 이스라엘 민족이자 벤야민 지파 출신이며, 율법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바리사이였습니다. 인간적으로는 남부러울 것 없는 화려한 스펙과 의로움을 가졌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러나 나에게 이롭던 것들을,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두 해로운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나의 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깁니다”(필리 3,7-8). 바오로 사도에게는 세상의 자랑과 율법의 명예보다, 십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는 것이 삶의 절대적인 중심이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되찾은 양의 비유’와 ‘되찾은 은전의 비유’를 연이어 들려주십니다. 경제적인 셈법으로 보면 백 마리 중 한 마리는 대수롭지 않을 수 있고, 열 닢 중 한 닢은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의 셈법은 다릅니다. 주님께는 잃어버린 그 '하나'가 온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입니다. 목자는 양을 찾아 어깨에 메고 돌아와 친구와 이웃을 불러 잔치를 벌이고, 여인은 등불을 켜고 집을 쓸며 은전을 찾을 때까지 뒤집니다. 

예수님께서는 결론을 맺으십니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루카 15,10). 바오로 사도가 세상의 자랑을 쓰레기로 여기며 그리스도를 선택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자격 없는 자신을 찾아내어 당신 어깨에 얹어 메어주신 하느님의 다함없는 자비와 구원의 기쁨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목자는 왜 아흔아홉 마리를 두고 잃어버린 한 마리를 찾아 광야를 헤맸을까요? 세상은 효율과 성과, 다수를 중시합니다. 낙오된 한 사람, 나약해진 영혼은 쉽게 잊히고 도태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아버지는 숫자를 세지 않으십니다. 아버지는 '이름'을 부르십니다. 아무리 작은 존재라 할지라도 당신의 품을 벗어나 맹수와 가시덤불 속에 떨고 있는 양을 그대로 내버려 두실 수 없습니다. 

그리고 목자는 가시덤불에 찢긴 양을 찾아냈을 때, "왜 말을 듣지 않고 길을 잃었느냐"며 매질하거나 책망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반가움에 눈물 흘리며 상처 입은 양을 자기 어깨에 들쳐 메고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어깨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우리의 짐과 상처, 죄악을 당신의 어깨에 온전히 짊어지시고 골고타 언덕을 오르시어 영원한 생명의 집으로 우리를 데려가시는 분이 바로 우리의 착한 목자이십니다.


오늘날 스펙과 재산, 타인의 평가라는 잣대로 사람의 가치가 매겨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들의 마음 역시 자칫 영적 피로감과 자괴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향해 찾아오시어 말씀하십니다. "너는 실패자가 아니다. 너는 내가 찾고 또 찾아 헤매는 내 가장 소중한 양이다." 세상의 명예, 가문, 부귀영화는 결국 다 지나가는 흙먼지일 뿐입니다. 영원히 남는 것은 오직 나를 찾아와 어깨에 메어주신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참된 지식과 그분의 은총뿐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내 지식이나 세상의 자랑거리로 얻어낸 것이 아닙니다.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험한 가시덤불을 헤치며 피 흘려 나를 찾아내신 무조건적인 사랑의 선물입니다.

세상의 헛된 것에 마음을 빼앗겨 참된 보화를 놓치지 맙시다. 내 허물과 나약함 때문에 주님에게서 숨지 맙시다. 나 한 사람이 하느님 품으로 돌아설 때 하늘의 천사들과 온 교회가 기뻐 뛰놀며 잔치를 벌입니다.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하시는 목자 예수님의 품 안에서, 오늘 하루도 참된 위로와 안식, 그리고 구원의 기쁨을 충만히 누리는 복된 날이 되시기를 마음 모아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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