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10월 7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오늘은 교회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전구를 청하며 거룩한 기도의 신비를 묵상하는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외딴곳에서 기도하고 내려오시는 예수님께 다가가 청합니다.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것처럼 저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 주십시오”(루카 11,1). 예수님께서는 이 청에 응하시며, 신앙인이 바쳐야 할 가장 완전하고 거룩한 기도인 ‘주님의 기도’를 건네주십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한평생 주님의 기도를 온 삶으로 바치시며 하느님의 진리 안에 머무셨던 기도의 어머니이셨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예루살렘을 방문하여 베드로(케파)와 야고보, 요한 등 교회의 기둥 같은 이들과 만나, 자신이 이방인들에게 선포하는 복음이 정당함을 확인받습니다. 그러나 훗날 안티오키아에서 베드로가 할례자들을 두려워하여 이방인들과의 식사 자리를 슬그머니 피하자, 바오로 사도는 그의 위선을 정면으로 지적합니다. 복음의 진리는 세상의 눈치나 위선으로도 훼손되어서는 안 되며, 오직 그리스도의 은총 안에서 모두가 하나라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그 이름이 거룩히 드러나고 그 나라가 오시기를 청하라 하십니다. 그리고 일용할 양식을 청하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짓는 모든 이를 용서하듯 우리 죄를 용서해 주시기를,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 주시기를 청하라고 하십니다. 바오로 사도가 목숨 걸고 수호하려 했던 '복음의 참된 진리'는, 우리가 하느님을 참된 "아버지"로 고백하며 그분께 마음을 모으는 참된 기도를 통해 삶에서 비로소 열매를 맺게 됩니다.
오늘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와 우리가 묵주 알을 굴리며 바치는 '성모송'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위선을 배격하고 진리를 지켰듯이, 참된 기도는 겉치레나 입술의 반복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와의 진실한 관계에서 출발합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아드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하느님을 온 마음으로 "아버지"라 부르셨습니다. 구세주를 모시는 기쁨의 순간에도, 십자가 발치의 참혹한 고통 속에서도, 성모님은 아버지를 향한 신뢰를 놓지 않으셨습니다. 묵주기도를 바칠 때 우리는 단순히 구절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모님의 손을 잡고 "하느님 아버지,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소서" 하고 내 삶을 온전히 바치는 진실한 신앙의 고백을 올리는 것입니다.
오늘날 바쁜 일상과 세상의 온갖 유혹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기도는 때로 타성에 젖거나 마음이 흩어지기 쉽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향해 찾아오시어 마음의 중심을 바로잡으라고 하십니다. 묵주기도 성월인 이 계절, 가만히 묵주를 손에 쥐어보십시오. 주님의 기도를 한 구절 한 구절 천천히 되새기며 바칠 때, 성모님께서는 우리 마음속에 남아있는 위선과 불안을 몰아내시고 참된 평화와 용기를 부어주십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자애로운 아버지이십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복음의 진리 안에 굳건히 서고, 성모 마리아처럼 기쁨과 고통의 모든 순간에 하느님의 뜻을 겸손히 받아들입시다. 오늘 하루, 성모님의 손을 잡고 묵주 기도를 바치며 하느님 아버지의 거룩한 이름을 찬양하고, 주님이 주시는 참된 평화와 구원의 기쁨을 누리는 복된 날이 되시기를 마음 모아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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