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10월 5일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참된 행복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마음에 품곤 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율법 교사 역시 예수님을 시험해 보려고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고는 자신이 의롭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어서 다시 이렇게 묻습니다. “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루카 10,29). 예수님께서는 이 질문에 대답하시며, 세속적인 계산과 위선을 넘어서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보아야 할 이웃이 누구이며, 어떻게 주님의 복음을 삶으로 살아내야 하는지 깊이 깨닫게 해 줍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갈라티아 교회 신자들에게 격정적이면서도 안타까운 호소를 전합니다.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 너무나 쉽게 다른 복음으로 넘어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단호하게 선언합니다. “내가 지금 사람들의 지지를 얻으려고 하는 것입니까? 하느님의 지지를 얻으려고 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는 것입니까? 내가 아직도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는 것이라면, 나는 더 이상 그리스도의 종이 아닐 것입니다”(갈라 1,10). 이는 사람의 뜻이나 세속적인 유혹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통해 받은 참된 복음 진리 위에 굳건히 서라는 강력한 촉구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강도를 맞아 초주검이 된 사람을 보고도 그냥 지나쳐 버린 사제와 레위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반면, 당시 유다인들에게 멸시와 배척을 받던 한 사마리아인은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어 상처를 싸매어 주고 여관으로 데려가 정성껏 돌보아 주었습니다. 이야기를 마치신 예수님께서는 율법 교사에게 “이 세 사람 가운데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하고 물으신 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하고 명령하십니다. 바오로 사도가 강조한 '사람의 환심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순수한 복음'은, 관념이나 교리에 머물지 않고 강도를 만난 이웃에게 몸소 자비를 베푼 사마리아인의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비로소 완성됩니다.

오늘 복음 속 율법 교사는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이는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시선에서, 나에게 도움이 되거나 나와 친한 이웃만을 가려내려는 이기적인 마음의 발로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 질문의 틀을 완전히 바꾸어 놓으십니다. "너는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어떤 이웃이 되어 주고 있느냐?" 사제와 레위인은 체면이나 율법적인 정결 의식 혹은 사람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느라,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하느님의 자비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사마리아인은 세속적인 계산이나 편견을 내려놓고, 가엾이 여기는 하느님의 마음으로 기꺼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하느님의 환심을 사는 참된 신앙인은 겉모습만 거룩하게 포장하는 이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기꺼이 다가가 자신의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는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오늘날 각박하고 분주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 역시 강도를 만난 이웃을 슬그머니 피해 가던 사제나 레위인과 닮아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다가오시어 닫힌 마음의 문을 두드리십니다. 묵주기도 성월인 이 아름다운 계절에, 성모님께서 십자가 발치에서 아드님과 온 인류의 고통을 품으셨던 것처럼, 우리 또한 주변의 고통받는 이웃들을 가엾이 여기는 '자비의 마음'을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참된 복음은 관념이나 입술의 고백에 머물지 않고, 아파하는 이웃을 향해 뻗는 따뜻한 손길을 통해 온전히 완성됩니다. 더는 사람들의 평가에 연연하지 맙시다. 오직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삶, 주님께서 친히 열어주신 사랑의 길을 걸어갑시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하신 주님의 권고를 마음에 깊이 새기며, 오늘 하루 내가 서 있는 삶의 자리에서 고통받는 이들에게 기꺼이 따뜻한 이웃이 되어주는 복되고 은혜로운 시간이 되시기를 마음 모아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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