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6월 4일 연중 제9주간 목요일
사랑의 투신 오늘 전례는 우리에게 수백 개의 조항 속에 파묻힌 율법의 껍데기를 벗기고, 그 핵심인 '사랑'이라는 본질을 마주하게 합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는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신앙의 요약본을 제시하십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비록 차가운 감옥에 갇힌 처량한 신세지만, 그 기개만큼은 어느 때보다 당당합니다. 그는 고백합니다. " 이 복음을 위하여 나는 죄인처럼 감옥에 갇히는 고통까지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은 감옥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 (2티모 2,9). 사람을 가두고 입을 막으며 육신을 해칠 수는 있어도, 진리인 하느님의 말씀은 결코 구속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때로 질병이나 가난 혹은 깊은 시련이라는 감옥에 갇힌 듯한 순간에도 우리 안의 말씀은 여전히 자유롭게 세상을 향해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고통 중에 드리는 그 짧은 기도 한 줄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빛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갇히지 않는 말씀의 신비입니다. 주님께서는 첫째가는 계명을 가르치시며 사랑의 깊이를 강조하십니다. 마음과 목숨, 정신과 힘을 다하여 주님을 사랑하라는 말씀은 남는 자투리 시간을 내어드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중심을 통째로 봉헌하라는 초대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마음 한쪽에서 여전히 이해타산을 따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아서 결코 나눌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안의 사랑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곁에 있는 이웃에게로 흘러가길 원하십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율법 학자에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마르 12,34). 이 말씀은 진리를 머리로 아는 단계에서 가슴으로 공감하는 단계로 올라온 이에게 주시는 격려이자 경고입니다.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은 아직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깨달음이 구체적인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