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9월 26일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우리는 거울을 보며 문득 자신의 얼굴에 깊어진 주름이나 부쩍 줄어든 기력을 깨닫고 만감이 교차할 때가 있습니다. "그 찬란했던 청춘이 언제 이렇게 지나갔을까?", "내 젊음과 활력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하는 아쉬움이 밀려오곤 합니다. 오늘 제1독서인 코헬렛의 저자는 우리 인생의 지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피할 수 없는 이치를 비추며, 우리가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에 반드시 마음에 새겨야 할 거룩한 일깨움을 전해줍니다. “젊음의 날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불행의 날들이 닥치기 전에. 먼지는 전에 있던 흙으로 되돌아가고 목숨은 그것을 주신 하느님께로 되돌아간다”(코헬 12,1.7).
오늘 제1독서에서 저자는 젊은이들에게 청춘을 즐기고 마음 내키는 대로 살아가라 말하면서도, 그 모든 행위에 대해 하느님께서 심판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이어서 나이가 들어 육신이 쇠약해지는 과정을 문학적이고 시적인 비유로 묘사합니다. 집을 지키는 파수꾼(손)이 떨리고, 힘센 사내들(다리)이 구부러지며, 맷돌질하는 여인들(치아)이 줄어 쉬게 되고, 창문으로 내다보는 여인들(눈)이 어두워지는 날이 찾아옵니다. 육신은 마침내 흙으로 돌아가고 영은 하느님께로 돌아가니, 세상의 자랑과 젊음 또한 결국 허무하다는 고백입니다.
한편,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위대한 일들과 기적을 보고 몹시 놀라며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세속적인 찬사와 환호가 최고조에 달했던 바로 그 순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가슴 서늘한 경고의 말씀을 건네십니다.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루카 9,44). 사람들은 당장의 화려한 기적과 영광에 눈이 어두워졌지만, 예수님께서는 세속의 인기와 환호라는 허무한 겉모습에 마음을 두지 않으셨습니다. 당신이 걸어가셔야 할 '십자가 수난의 길'과 아버지 하느님의 거룩한 때를 정확히 바라보셨던 것입니다.
오늘 두 말씀은 인간이 지닌 두 가지 한계 — 세월의 유한함과 세상 영광의 덧없음 — 을 직면하게 합니다. 우리의 육신과 세상의 조건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시들고 스러집니다. 사람들의 환호와 성공 역시 한순간입니다. 오늘 예수님을 향해 박수치던 군중이 머지않아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하고 외쳤던 것처럼 말입니다.그렇기에 우리는 황혼이 찾아오고 시련이 밀려오기 전, 곧 내 삶이 활기차고 평화로운 '오늘' 나의 창조주 하느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의 찬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십자가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신 예수님처럼 내 영혼의 중심을 오직 하느님께 올려놓아야 합니다.
오늘날 외모와 젊음, 세속적인 스펙과 성공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들의 마음도 쉽게 지치고 흔들립니다. 코헬렛의 말씀처럼 세상의 건강, 재물, 명예는 다 지나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덧없는 것들에 온 마음을 빼앗길 때 영혼은 더욱 허기지고 외로워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다가오시어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당신의 십자가 사랑에 귀를 기울이라고 하십니다. 창조주 하느님 안에서 내 영혼이 쉼을 얻을 때, 우리는 쇠해가는 육신과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결코 시들지 않는 참된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의 육신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시들어 가지만, 주님 안에 머무는 우리의 영혼은 날마다 새롭게 거듭납니다. "젊음의 날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하신 말씀을 가슴 깊이 새깁시다. 세상의 환호와 덧없는 영광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봅시다. 세월이 흘러도 시들지 않는 하느님의 거룩한 자비와 평화가 오늘 교우 여러분의 삶에 가득하기를 마음 모아 축복합니다. 아멘.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