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10월 24일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우리는 누군가가 억울한 시련이나 갑작스러운 재난을 당했을 때, 은연중에 '저 사람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저런 일을 겪을까?' 하고 생각하며 타인을 손가락질하거나 판단하려는 유혹에 빠지곤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참변을 당한 갈릴래아 사람들과 실로암 탑이 무너져 죽은 이들의 이야기를 끌어오시며, 타인의 불행을 강 건너 불보듯 바라보는 우리의 이기적인 시선을 단호하게 바로잡아 주십니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루카 13,2-3). 오늘 말씀은 타인을 향한 잣대를 거두고, 하느님이 내게 허락하신 은총의 시간 안에서 과연 나는 참된 회개의 열매를 맺고 있는지 겸손히 나 자신을 비추어 보게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각자에게 은혜의 양에 따라 은총을 나누어 주셨음을 선포합니다. 사도로, 예언자로, 복음 선포자로, 목자와 교사로 불러주신 목적은 성도들을 준비시켜 봉사의 일을 하게 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성장시키려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세상 유혹과 간계에 흔들리는 어린아이가 되지 말고, 사랑으로 진리를 살아가며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향해 온전히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회개를 촉구하신 뒤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한 포도원 주인이 3년 동안이나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찾았으나 얻지 못하자 잘라버리라고 명합니다. 그러나 포도 재배인은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하고 간곡히 청합니다.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향해 성장하도록 각자에게 은총을 부어주신 하느님의 은혜는, 타인을 비판하는 대신 나에게 허락된 자비의 시간 안에서 열매 맺는 회개의 삶으로 연결됩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하고 간곡히 청합니다.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향해 성장하도록 각자에게 은총을 부어주신 하느님의 은혜는, 타인을 비판하는 대신 나에게 허락된 자비의 시간 안에서 열매 맺는 회개의 삶으로 연결됩니다.
오늘 복음의 무화과나무 비유는 하느님의 준엄한 뜻과 한없는 자비의 긴장을 보여줍니다. 하느님께서 삶이라는 땅과 은총이라는 거름을 부어주셨음에도, 이기심과 무관심 속에 아무런 사랑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은 하느님의 은혜를 헛되이 만드는 일입니다. 당장 잘려 나갈 수밖에 없는 나약한 우리를 위해,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하느님 아버지 대전에서 간곡히 중재하고 계십니다. 십자가의 피로 우리 영혼의 둘레를 파고 거름을 주시며, 우리가 회개하여 열매 맺기를 한 걸음 물러서서 기다려 주시는 분이 바로 우리 주님이십니다.
오늘날 남들의 허물과 뉴스 기사 속에 담긴 아픔에는 날카로운 비판의 잣대를 대면서도, 정작 내 안의 이기심과 영적 냉담에는 무감각해져 살아가는 것이 현대 사회 속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찾아오시어 마음의 밭을 일구자고 하십니다. "내가 아직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에게로 돌아오너라." 우리가 오늘 살아 숨 쉬며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이 잘나서가 아니라 포도 재배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아버님께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하고 간청해 주신 자비의 결과입니다.
더 이상 세속의 잣대로 남을 판단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맙시다.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향해 날마다 성장합시다. 주님이 부어주시는 성령의 거름을 받아들여, 오늘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회개와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열매를 맺읍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하신 말씀 뒤에 숨겨진 주님의 애타는 사랑을 깨닫고, 오늘 하루도 참된 회개와 구원의 기쁨 속에서 걸어가는 복된 날이 되시기를 마음 모아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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