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10월 23일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우리는 일기예보나 세상 흐름, 혹은 경제 동향이나 남들의 눈치는 기가 막히게 잘 알아차리곤 합니다. 구름이 서쪽에서 올라오면 "비가 오겠구나" 하고, 남풍이 불면 "날씨가 덥겠구나" 하며 제법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속의 눈치는 빠르면서도 정작 내 영혼의 상태와 하느님의 구원 때를 알아보지 못하는 우리를 향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일침을 가하십니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루카 12,56-57). 오늘 말씀은 주님 대전에 서기 전, 우리가 과연 삶의 올바른 때를 알아보며 서로 화해하고 평화를 이루어가는 지혜로운 신앙인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겸손히 돌아보게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감옥에 갇힌 죄수로서 신자들에게 호소합니다. 우리가 받은 부르심에 걸맞게 살아가려면 온전히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참을성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평화의 끈으로 성령의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써야 합니다. 우리 모두를 불러주신 주님도 한 분이시요, 믿음도 하나이며, 세례도 하나이고, 만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연의 현상을 알아채듯 하느님 나라가 임한 ‘지금 이 시대’의 구원 표징을 깨달으라고 촉구하십니다. 이어서 주님께서는 재판관에게 가기 전에 고소인과 도중에 화해하기를 힘쓰라고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감옥에 갇혀 마지막 한 닢까지 다 갚기 전에 나오지 못하듯, 하느님의 공정한 심판대에 서기 전에 삶의 자리에서 조속히 죄를 뉘우치고 이웃과 화해하라는 촉구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강조한 '겸손과 사랑으로 평화의 끈을 매어 하나가 되는 삶'은, 하느님의 심판이 다가오기 전에 내 안의 고집을 버리고 이웃과 조속히 화해하며 시대를 분별하는 지혜로 열매를 맺게 됩니다.
오늘 두 말씀은 ‘영적 시대를 분별하고 지금 당장 사랑과 화해를 실천하라’는 주님의 시급한 초대를 담고 있습니다. 날씨나 세속의 이익을 분별하는 지혜는 땅의 삶을 편하게 해 줄지 몰라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주지 못합니다. 주님이 찾으시는 지혜는 하느님이 나에게 부어주신 은총의 시간을 깨닫고, 내 영혼이 하느님과 이웃 앞에서 바르게 서 있는지 살피는 것입니다. 오늘날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의 온갖 정보와 날씨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도, 정작 곁에 있는 가족이나 교우의 아픈 마음은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향해 찾아오시어 말씀하십니다. "더 늦기 전에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랑을 선택하여라."
우리는 한분이신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한 모태에서 태어난 거룩한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 세상의 덧없는 현상에만 온 마음을 빼앗기지 맙시다. 하느님이 나에게 주신 회개와 사랑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맙시다. 내 고집을 내려놓고 겸손과 온유함으로 평화의 끈을 동여맵시다. "평화의 끈으로 성령의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써라" 하신 말씀 안에서, 오늘 하루도 이웃과 화해하고 주님의 은총 시대를 기쁘게 살아가는 복되고 은혜로운 날이 되시기를 마음 모아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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