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10월 19일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우리는 미래와 삶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자산을 모으고 통장 잔고를 확인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것을 쌓아 두어도 마음 한구석의 불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가지면 안심이 될 텐데..." 하며 우리는 끊임없이 세속의 곳간을 채우려 애쓰곤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한 사람이 예수님께 찾아와 형과의 재산 분배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청할 때, 예수님께서는 우리 영혼의 중심을 꿰뚫는 경고의 말씀을 건네십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15). 오늘 말씀은 바쁜 일상 속에서 과연 우리는 세상의 곳간을 채우는 데 급급한지, 아니면 하느님 대전에 풍요로운 영혼으로 살아가는지 겸손히 돌아보게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과거 허물과 죄 때문에 죽었던 존재였음을 일깨워 줍니다. 우리는 세속의 순리를 따르고 육의 욕망에 이끌려 살던 "노여움의 자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자비가 풍부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어,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를 살리셨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거듭 선포합니다. “여러분은 믿음을 통하여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는 여러분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인간의 행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니 아무도 자기 자랑을 할 수 없습니다”(에페 2,8-9). 우리가 얻은 구원과 생명은 내 노력이나 재산의 대가가 아니라, 오직 하느님께서 거저 주신 거룩한 은총의 선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한 부자가 밭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자 곳간을 더 크게 짓고 모든 곡식과 재물을 쌓아 둔 뒤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십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위해서는 재물을 쌓아 두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풍요롭지 못한 이의 결말이 이와 같다고 경고하십니다. 우리가 누리는 생명과 모든 것이 하느님의 거저 주신 은총 선물임을 잊어버리고, 자신만을 위해 재물을 쌓으며 착각 속에 살아가는 어리석음을 깨부수라는 주님의 메시지입니다.


오늘 복음의 부자가 범한 결정적인 오류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소유의 착각입니다. 재산과 소출이 온전히 자기 힘으로 이룬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느님이 주신 선물임을 잊었습니다. 둘째는 생명의 착각입니다. 재물이 많으면 자기 생명과 미래까지 보장될 것이라 착각했습니다. 참된 영적 풍요로움은 세상 곳간을 얼마나 크게 짓느냐에 있지 않습니다. 오늘날 물질적인 풍요와 통장의 숫자가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 교우들의 마음 역시 자칫 물질적 불안감에 사로잡히기 쉽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향해 찾아오시어 마음의 시선을 바로잡아 주십니다. "네 생명과 구원은 재산의 양에 달려 있지 않다. 나에게 너의 영혼을 다 내어맡겨라." 묵주 기도 성월에 성모님의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을 묵상할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 마음의 탐욕과 불안을 씻어내 주십니다. 성모님처럼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소서" 하고 내 삶을 바칠 때, 우리는 하느님 대전에서 참으로 풍요로운 자녀가 됩니다.

우리의 구원과 생명은 우리가 쌓아 올린 세상의 곳간에 있지 않습니다.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모든 것을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에 있습니다. 세상의 유한한 재물과 탐욕에 마음을 빼앗겨 어리석은 부자의 길을 걷지 맙시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겸손히 고백하며, 하느님 대전에 참으로 풍요로운 영혼으로 살아갑시다. "하느님 앞에서 풍요로운 사람이 되어라" 하신 주님의 초대를 마음에 품고, 오늘 하루도 은총과 자비 안에서 참된 평화와 기쁨을 누리는 복된 날이 되시기를 마음 모아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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