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10월 15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우리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이나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마음이 크게 흔들리고 불안해할 때가 있습니다. 세상의 것들로 내 마음을 채우려 애쓰지만, 돌아오는 것은 허전함과 피곤함일 때가 많습니다. 오늘 교회가 기쁘게 기억하는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아빌라의 데레사)는 우리 영혼을 향해 명쾌하고도 아름다운 시 구절을 남기셨습니다. “아무것도 너를 흔들지 못하게 하라. 아무것도 너를 두렵게 하지 못하게 하라. 모든 것은 지나가나, 하느님은 변하지 않으시나니, 인내는 모든 것을 얻느니라. 하느님을 소유한 자는 아무것도 부족함이 없나니, 하느님 한 분만으로 충분하도다.” 오늘 말씀은 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과연 흔들리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과 지혜에 우리 영혼의 닻을 내리고 있는지 겸손히 돌아보게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신령한 복을 목소리 높여 찬양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전부터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사랑으로 당신의 자녀 삼아주셨습니다. 그리스도의 피를 통하여 속죄, 곧 죄의 용서를 받았고, 하느님께서는 모든 지혜와 통찰을 우리에게 넘치도록 부어주셔서 당신 뜻의 신비를 우리에게 알려주셨습니다.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모아지게 하려는 거룩한 구원 계획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의 위선을 엄히 단호하게 지적하십니다. 그들은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면서도, 정작 하느님께서 보내신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박해하고 죽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들어가려는 이들마저 막아버린 율법 교사들에게 불행을 선언하십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마음을 열고 회개하기는커녕, 그들은 예수님을 꼬투리 잡으려 더욱 독한 품을 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노래한 '하느님의 무한한 은총과 지혜의 신비'를 깨닫기 위해서는, 율법 교사들처럼 내 고집과 자존심이라는 위선을 내려놓고 마음의 문을 겸손히 열어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오늘 주님께서 경고하신 율법 교사들은 스스로 지식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착각하며 교만해졌기에, 정작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보지 못했습니다. 오늘 함께 기념하는 예수의 성 데레사 성녀는 교만과 형식주의에 빠져 있던 시대에, 기도를 통해 하느님을 깊이 만나는 ‘영혼의 궁전’을 우리에게 보여주신 거룩한 교회 학자입니다. 성녀는 내 지식이나 공로를 내세우는 대신,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느님 대전에 나아갔습니다. 성녀에게 기도란 어마어마한 신학적 지식을 읊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과 나누는 친밀한 대화’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전부터 우리를 당신 자녀로 부르셨습니다. 율법 교사들처럼 겉치레와 자기 의로움에 집착하지 않고, 데레사 성녀처럼 오직 하느님 한 분만을 내 삶의 주님으로 모실 때, 우리 영혼은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지혜와 평화를 누리게 됩니다.
오늘날 세상의 수많은 정보와 남들의 평가, 끊임없는 비교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들의 마음은 자주 흔들리고 피곤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향해 찾아오시어 말씀하십니다. "네 마음의 지식과 교만을 내려놓고, 세상 창조 이전부터 너를 사랑한 내 품으로 들어오너라." 성모님과 데레사 성녀는 우리를 기도의 깊은 샘터로 인도해 주십니다. 하느님 대전에 겸손히 무릎 꿇는 시간이야말로 우리 영혼을 살리는 가장 거룩한 시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전부터 당신의 무한한 사랑으로 우리를 선택하시고 거룩한 자녀 삼아주셨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가지만 하느님의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세속의 유한한 것들에 마음을 빼앗겨 흔들리지 맙시다. 내 안의 교만과 위선을 벗어버리고,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처럼 겸손히 기도의 자리로 나아갑시다. 오늘 하루, "하느님 한 분만으로 충분합니다" 하고 기쁘게 고백하며, 주님이 부어주시는 참된 평화와 구원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는 복된 날이 되시기를 마음 모아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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