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10월 13일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우리는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이나 겉차림에는 온 정성을 쏟으면서도, 정작 내 마음속 깊은 곳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무심하게 지나칠 때가 있습니다. 손을 깨끗이 씻고 좋은 옷을 차려입는 것은 쉬워도, 내 마음속의 불평이나 미움, 교만을 씻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식사에 초대하고는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는다고 속으로 놀라워하는 바리사이의 마음을 간파하시며 일침을 가하십니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루카 11,39.41).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겉으로 드러나는 율법의 준수나 할례 여부가 결코 구원을 가져다주지 못함을 단호하게 선포합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는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합니다. 율법의 겉치레에 얽매이는 것은 주님께서 피값으로 주신 참된 자유를 버리고 다시 종살이의 멍에를 메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형식적인 정결 예법에 집착하던 바리사이의 위선을 지적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겉모습뿐만 아니라 속마음까지 만드신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잔과 대접의 겉만 닦지 말고, 마음속에 자리 잡은 탐욕과 사악을 비워내어 ‘속에 있는 것으로 자선을 베풀라’고 가르쳐 주십니다. 내면의 자비와 사랑이 실천될 때 비로소 모든 것이 정결해집니다. 바오로 사도가 강조한 '사랑으로 행동하는 참된 믿음'은, 겉치레의 율법을 넘어 내면의 자비와 사랑으로 이웃에게 자선을 베푸는 실천을 통해 비로소 열매를 맺게 됩니다.
오늘 두 말씀은 ‘형식에 치우친 신앙에서 내면의 자비로 나아가는 영적 전환’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미사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신앙의 의무를 다한다 할지라도, 마음속에 타인을 향한 비판과 탐욕, 이기심이 가득하다면 그것은 겉만 닦은 잔과 같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라"는 것은 단순히 가진 재물을 조금 나누라는 뜻을 넘어섭니다. 내 마음속에 있는 따뜻한 동정심, 용서의 마음, 가엾이 여기는 자비의 마음을 이웃에게 기꺼이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속의 평가나 체면이라는 겉모습을 벗어버리고,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을 품을 때, 주님께서는 우리 영혼 전체를 깨끗하고 거룩하게 만들어 주십니다.
오늘날 타인의 시선과 외적인 스펙,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가 중요시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들의 신앙 삶 역시 남들에게 보여주는 겉모습에만 치중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향해 찾아오시어 말씀하십니다. "겉을 꾸미느라 애쓰지 말고, 네 속마음을 내 사랑으로 채워라." 묵주 기도 성월에 성모님의 손을 잡고 기도할 때, 성모님은 우리 마음의 허영과 위선을 털어내어 주십니다. 성모님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주님의 말씀을 품을 때, 우리는 겉과 속이 같은 정직하고 은혜로운 신앙인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화려한 겉모습이 아니라, 가난하고 진실한 우리의 속마음을 바라보시는 자비로운 아버지이십니다. 율법적인 구속이나 세상의 체면에 마음을 빼앗기지 맙시다. 그리스도께서 주신 참된 자유 안에서 오직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을 가집시다. 오늘 하루,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샘솟는 자비와 사랑을 이웃에게 넉넉히 베풂으로써, 주님 대전에 온전히 정결하고 복된 자녀로 살아가는 하루가 되시기를 마음 모아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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