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10월 03일 토요일 연중 제26주간 토요일


우리는 감당하기 힘든 고통과 시련을 겪을 때, 내 머리와 지식으로는 도저히 하느님의 뜻을 이해할 수 없어 방황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 깊은 어둠의 터널을 통과하고 난 뒤, 비로소 하느님을 깊이 인격적으로 만나고 고백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극심한 시련을 견뎌낸 욥은 하느님 대전에서 가슴 뭉클한 신앙을 고백합니다. “당신에 대하여 귀로만 들어 왔던 이 몸, 이제는 제 눈이 당신을 뵈었습니다”(욥 42,5). 귀로만 듣던 하느님을 삶의 시련 속에서 눈으로 직접 뵙게 되었다는 이 겸손한 고백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마음을 깊이 비추어 줍니다.

오늘 제1독서는 욥기의 대단원을 보여줍니다. 하느님의 위대하심과 창조의 신비를 깨달은 욥은 자신의 무지를 자백하고 먼지와 잿더미 위에 앉아 참회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욥의 회개를 기쁘게 받으시고, 그가 겪었던 모든 시련을 거두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욥의 말년에 이전보다 갑절의 복을 내리시어 전재산과 자녀를 회복시켜 주시고, 욥은 만족스러운 나이를 누리고 세상을 떠납니다. 시련을 통해 하느님을 진정으로 만나게 된 이가 누리는 영적·육적 회복의 메시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복음 선포를 마치고 돌아온 일흔두 명의 제자들은 기뻐하며 보고합니다. "주님,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 세상적인 성과와 기적에 들떠 있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세속적 성취보다 비교할 수 없이 더 중요한 신앙의 본질을 일깨워 주십니다.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루카 10,20). 예수님께서는 성령 안에서 기뻐하시며, 현명하다는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철부지 어린아이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신 하느님의 자비를 찬양하십니다. 지식이나 성과가 아니라, 하느님의 구원과 사랑을 겸손히 받아들이는 이가 참으로 복된 사람이라는 가르침입니다.


오늘 두 말씀은 ‘세상의 성취와 지식을 넘어 하느님과의 참된 관계를 맺는 신앙’을 일깨워 줍니다. 욥은 잘나가고 부유할 때 하느님을 소문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그러나 모든 것을 잃고 먼지 속에 앉았을 때, 비로소 하느님의 절대적인 자비와 주권을 눈으로 뵙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은 마귀를 쫓아내는 능력과 세속적 성과에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어떠한 세상의 권능이나 성공보다, 하느님 아버지의 구원 장부에 우리 이름이 적혀 있다는 ‘구원의 기쁨’이야말로 흔들리지 않는 신앙의 뿌리임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가 세상의 성과나 남들의 인정에 기쁨의 기준을 둘 때, 조그마한 실패에도 신앙이 흔들리게 됩니다. 그러나 나를 구원하시고 하늘에 내 이름을 기억해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을 때, 우리는 어떤 시련 속에서도 참된 평화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끊임없이 성과를 내야 하고, 남들에게 눈에 보이는 성취를 증명해야 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들의 마음은 자주 피곤하고 조급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향해 찾아오시어 세상의 헛된 교만과 불안을 내려놓으라고 하십니다. 묵주 기도 성월을 지내는 이 계절, 성모님의 손을 잡고 겸손히 기도의 자리에 앉을 때, 우리는 내 삶의 먼지와 잿더미 같은 시련 속에서도 나를 온전히 회복시켜 주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직접 보게 됩니다.

우리의 이름은 이미 하느님 아버지의 거룩한 손바닥 위에, 그리고 저 하늘나라에 또렷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상의 평가나 지나가는 성공에 마음을 빼앗기지 맙시다. 욥처럼 시련 속에서도 하느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겸손히 무릎 꿇을 때, 주님께서는 우리 지나온 모든 눈물을 닦아주시고 갑절의 거룩한 평화와 복을 부어주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나를 인격적으로 부르시는 주님의 사랑 안에서 참된 희망을 찾고, 하늘에 이름이 적힌 구원의 기쁨을 세상에 넉넉히 나누는 복된 날이 되시기를 마음 모아 축복합니다. 아멘.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묵상] 2026년 10월 7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묵상] 2026년 10월 8일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묵상] 2026년 10월 12일 연중 제28주간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