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9월 9일 연중 제23주간 수요일
우리는 살면서 무엇을 얻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까요? 통장의 잔고가 늘어날 때,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때, 혹은 아무런 걱정 없이 편안할 때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세상이 주는 조건부 행복은 시간이 지나면 이내 사라지고, 우리 마음에 또 다른 갈증과 불안을 남기곤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눈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참된 행복의 길, 곧 '참된 행복'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십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세상의 것에 지나치게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1코린 7,31). 아내나 남편이 있는 이든, 슬퍼하는 이든, 기뻐하는 이든, 물건을 사는 이든, 세상의 것에 온통 마음을 빼앗겨 영원한 가치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부귀영화나 고통조차도 지나가는 한순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눈을 들어 제자들을 보시며 참된 행복과 불행에 대해 선언하십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루카 6,20).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 지금 굶주리는 이, 지금 우는 이, 사람들에게 미움과 배척을 받는 이들에게 행복을 선언하십니다. 반대로 지금 부유한 이, 지금 배부른 이, 지금 웃는 이, 모든 사람에게 칭송을 받는 이들에게는 불행을 선언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역설적인 선언은 시선과 마음의 중심이 ‘지나가는 세상’에 있는지, 아니면 ‘영원한 하느님 나라’에 있는지를 묻는 거룩한 도전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가난한 이’는 단지 물질적으로 빈곤한 사람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나약함을 겸손히 인정하며, 하느님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음을 깨닫고 오직 하느님으로만 자신의 마음을 채우려는 가난한 영혼을 의미합니다. 세상의 풍요와 사람들의 칭송에 안주할 때, 우리는 하느님이 들어오실 영적 공간을 잃어버리고 '지금의 안락함'에 갇히게 됩니다. 내 무력함과 굶주림을 인정할 때, 비로소 하느님께서 내 삶의 주인이 되시어 천상의 풍요로움을 부어주십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이 세상의 형체는 결국 지나갑니다. 슬픔도, 기쁨도, 재물도 이 땅에 영원히 머무를 수 없습니다. 오직 하느님 나라와 그분의 사랑만이 영원합니다.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은 늘 불안하고 조급합니다. 남들보다 더 가져야 할 것 같고, 사람들에게 뒤쳐지면 실패한 것 같은 두려움이 피어오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세상의 헛된 기준으로부터 풀어주십니다. 세상의 눈에는 지금 겪는 시련과 슬픔이 불행처럼 보일지 몰라도, 주님의 손을 잡고 견뎌내는 그 순간이야말로 하느님 나라의 은총이 내 삶에 깊이 뿌리내리는 거룩한 시간입니다.
우리의 참된 고향은 이 세상이 아니라 하늘나라입니다. 세상이 주는 잠깐의 즐거움과 안락함에 마음을 빼앗기지 맙시다. 오늘 하루, 비록 삶의 자리가 고단하고 눈물이 날지라도, 우리를 향해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하고 선언해 주시는 예수님의 약속을 마음에 품읍시다. 영원한 천상 기쁨을 바라보며 용기 있게 걸어가는 복되고 은혜로운 주간이 되시기를 마음 모아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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