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9월 28일 연중 제26주간 월요일


우리는 소중히 여기던 건강, 재물,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한순간에 잃어버리는 비바람을 맞닥뜨릴 때가 있습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감당하기 힘든 고통 앞에서 우리는 흔히 "하느님,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납니까?" 하고 원망 섞인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 등장하는 욥은 신앙인 역사상 가장 극심하고 참혹한 시련을 겪은 인물입니다. 그러나 절망의 한가운데서 그가 던진 고백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받으소서”(욥 1,21).

오늘 제1독서는 의롭고 정직하여 하느님을 경외하던 욥에게 밀려든 갑작스러운 시련을 보여줍니다. 사탄은 욥이 하느님께 받은 복과 재산 때문에 주님을 섬기는 것이라며, 그것들을 치면 하느님 대전에서 주님을 받들지 않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사탄의 시험으로 욥은 하루아침에 전 재산을 잃고 모든 자녀를 잃는 비극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욥은 옷을 찢고 머리를 깎은 뒤 땅에 엎드려 하느님께 경배하며, 하느님을 원망하거나 죄를 짓지 않았습니다.

한편,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그들 가운데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서로 다투고 있었습니다. 세상의 권력과 높음을 탐하는 제자들의 속셈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어린아이를 끌어당겨 당신 곁에 세우시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이 어린이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루카 9,48).  이어서 사도 요한이 다른 이가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막았다고 하자, 예수님께서는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하시며 무한한 포용과 겸손을 가르쳐 주십니다.

오늘 두 말씀은 ‘내 안의 자아와 세속의 탐욕을 내려놓는 겸손’이라는 하나의 영적 진리로 이어집니다. 욥은 자신이 누리던 부와 자녀, 행복이 하느님의 거저 주신 선물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빼앗긴 순간에도 하느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겸손히 고개를 숙일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어린아이는 스스로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고, 오직 부모의 은혜에 온전히 의지하는 가난한 마음을 상징합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내가 더 높아져야 한다", "내가 더 가져야 한다"는 공로의식에 사로잡힐 때 제자들처럼 서로 시기하고 다투게 됩니다. 그러나 내 소유와 자존심을 내려놓고 가장 작은 자로 낮아질 때, 비로소 하느님이 일하시는 자리가 마련됩니다.

오늘날 치열한 경쟁과 비교가 일상화된 사회를 살아가며, 우리들의 마음은 종종 작은 일에도 상처받고 조급해집니다. 우리가 세상의 성공과 소유를 내 삶의 중심에 둘 때, 조그마한 상실에도 온 삶이 흔들리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향해 어린아이 하나를 곁에 세우시며 말씀하십니다. 세상의 잣대로 크고 작음을 다투지 말고, 오늘 너에게 주어진 은혜에 감사하며 자신을 낮추라고 하십니다. 욥처럼 모든 삶의 주권이 하느님께 있음을 고백할 때, 우리는 어떤 비바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참된 영혼의 안식을 얻게 됩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진 모든 것은 잠시 맡아 누리는 것이며, 결국 하느님 대전에 남는 것은 겸손과 사랑의 마음뿐입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하신 주님의 음성을 마음에 새깁시다. 세상의 눈에는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하느님 대전에서 가장 작은 자가 되어 주님의 뜻을 겸손히 수행하는 이가 참으로 위대한 신앙인입니다. 어떤 시련 앞에서도 주님의 이름을 찬미했던 욥처럼, 오늘 하루도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과 함께 걸으며 참된 평화와 기쁨을 누리시기를 마음 모아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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