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9월 22일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우리는 '혈연'이나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주는 따뜻함과 안전함을 깊이 느끼며 살아갑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 피를 나눈 가족은 세상 그 무엇보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찾아온 어머니와 형제들의 소식을 들으시고, 우리 모두의 눈을 넓혀주는 아주 놀랍고도 파격적인 선언을 하십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루카 8,21). 예수님께서는 혈연의 차원을 넘어, 하느님 안에서 맺어지는 새로운 '영적 가족'의 거룩한 신비를 선포하고 계십니다.
오늘 제1독서는 겉으로 보이는 종교적 행위보다 마음의 진실함과 의로운 삶을 하느님께서 얼마나 중요하게 보시는지 강조합니다. “정의와 공정을 실천함이 주님께는 제물보다 낫다”(잠언 21,3). 사람은 자기 눈에 자기 행위가 다 바르게 보이지만, 마음을 살피시는 분은 오직 주님이십니다. 가난한 이의 부르짖음에 귀를 막는 사람은 자기가 부르짖을 때에도 응답을 받지 못합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형식적인 제사가 아니라, 삶의 자리에서 실천하는 정의와 자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찾아왔지만 군중 때문에 다가가지 못합니다. 누군가가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을 뵈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 하고 알리자, 예수님께서는 단호하면서도 은혜로운 대답을 주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당신의 참된 어머니요 형제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성모 마리아를 소홀히 대하신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성모님이야말로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하고 고백하시며, 하느님의 말씀을 가장 완벽하게 듣고 실행하신 '첫 번째 참된 가족'이셨음을 가장 높이 찬양하신 것입니다.
제1독서의 잠언 말씀과 복음 말씀은 하나의 거룩한 진리로 모아집니다. ‘신앙은 입술이나 형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삶의 실천으로 완성된다’는 사실입니다. 성당에 나와 성경 말씀을 듣고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것은 신앙의 귀한 출발점입니다. 들은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내 이웃과 가난한 이들에게 사랑과 자비를 베푸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주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지 못한 채 겉도는 구경꾼으로 남게 됩니다. 그러나 말씀을 듣고 내 삶터에서 한 걸음 내딛어 실행할 때, 우리는 비로소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나눈 참된 가족, 하느님의 거룩한 자녀가 됩니다.
잠언 말씀처럼 주님께서는 우리의 화려한 겉모습이나 입술의 기도보다, 일상에서 보여주는 작은 양보, 정직함, 그리고 이웃을 향한 자비의 손길을 더 크게 바라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당신의 거룩한 가족으로 부르고 계십니다. 멀리 있는 거창한 봉사가 아니라, 오늘 만나는 가족과 교우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참을성 있는 경청이 바로 말씀을 실행하는 삶의 시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생명을 내어주심으로써 우리를 하느님 아버지의 한 가족으로 묶어주셨습니다. 말씀을 듣는 기쁨에만 머물지 맙시다. 가장 순전한 마음으로 말씀에 순종하셨던 복되신 동정 마리아처럼, 오늘 내 삶터에서 사랑과 정의를 기꺼이 실천합시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들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 사랑을 실천할 때, 주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사랑하는 어머니요 형제로 기쁘게 맞아주실 것입니다. 주님의 은총 안에서 평화롭고 기쁨이 넘치는 복된 하루가 되시기를 마음 모아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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