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9월 18일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살아오면서 사랑하는 이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았거나, 스스로 삶의 무거운 시련과 한계에 부딪혔을 때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인간의 삶은 죽음으로 완전히 끝나는 것일까? 우리가 하느님을 믿고 사랑을 나누며 살아온 모든 수고와 열정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늘 사도 바오로는 이러한 인간적인 허무와 두려움을 꿰뚫어 보며, 신앙인인 우리에게 가슴 벅찬 희망의 선언을 던져줍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죽은 이들의 맏물이 되셨습니다”(1코린 15,20).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교회 내부에서 들려오던 "죽은 이들의 부활은 없다"는 그릇된 주장에 대해 단호히 반박합니다. 만약 죽은 이의 부활이 없다면 그리스도께서도 살아나지 못하셨을 것이고, 그렇다면 사도들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우리의 믿음도 헛되며, 우리는 여전히 죄 안에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세상의 삶이 전부라면 그리스도에게 희망을 걸고 살아가는 우리는 모든 사람 가운데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분명히 선언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어 영원한 생명의 '첫 열매'가 되셨기에, 그분을 믿는 우리 역시 영광스러운 부활에 참여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한편,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여러 고을과 마을을 다니시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실 때, 그분 곁을 지켰던 사람들의 모습을 조용히 조명합니다. 열두 제자뿐만 아니라, 악령이나 질병에서 치유를 받은 여러 여성들 —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 그리고 다른 여럿 — 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부활의 주님이신 예수님을 만난 은혜에 감사하며,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습니다”(루카 8,3).

부활의 희망은 단지 미래에 일어날 먼 훗날의 사건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 속 여성들처럼, 나를 구원하신 주님의 은혜를 깨닫고 일상에서 내가 가진 것으로 주님과 이웃을 위해 묵묵히 봉사하는 삶 속에 부활의 생명이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복음 속 여성들은 세상 사람들의 칭송이나 명예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이미 주님에게서 치유와 구원의 기쁨을 경험했기에, 자신의 재산과 시간, 온 마음을 다해 묵묵하게 주님의 길을 동반했던 것입니다. 그분들의 보이지 않는 헌신이 있었기에 하느님 나라의 복음이 온 세상에 널리 퍼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무찌르시고 참된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치는 모든 희생과 사랑, 기도는 단 하나도 헛되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세상의 일희일비에 마음을 빼앗기지 맙시다. 우리를 치유하시고 일으켜 세우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감사의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내 삶의 자리에서 겸손하게 사랑을 실천합시다. 부활하신 주님의 평화와 은총이 교우 여러분의 가정과 일상에 늘 함께하시기를 마음 모아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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