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8월 26일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위선에 사로잡힌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향해 가장 강렬하면서도 아픈 비유를 던지십니다. 당시 유다인들은 축제 때 사람들이 부주의하게 무덤에 부딪혀 부정해지는 것을 막으려고 무덤 겉면에 하얗게 석회를 칠하곤 했습니다. 겉은 눈부시게 깨끗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썩어가는 시신과 뼈가 들어 있는 서글픈 장소였습니다. 예수님은 종교적 형식주의에 갇힌 이들을 향해 엄하게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너희도 겉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인으로 보이지만,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하다”(마태 23,28).

오늘 제1독서와 복음은 내면의 순수함이 일상의 구체적이고 성실한 노동을 통해 증명되어야 한다는 영적 진리를 선포합니다. 제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아주 현실적이고 단호한 권고를 전합니다. 당시 일부 신자들은 주님의 재림이 곧 닥칠 것이라는 오해에 빠져 생업을 팽개치고 무질서하게 살며 남의 일에 참견만 하곤 했습니다. 바오로는 자신이 밤낮으로 노동하며 복음을 전했던 모범을 상기시키며 이렇게 말합니다. 사실 우리는 여러분 곁에 있을 때,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거듭 지시하였습니다(2테살 3,10). 참된 신앙은 현실을 도피하는 환상이 아니라, 하느님이 주신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서 정직하게 땀 흘리는 ‘성실한 삶’으로 증명된다는 뜻입니다.

반면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들은 겉보기에는 가장 성실한 종교인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언자들의 무덤을 꾸미며 자신들은 조상들과 달리 의로운 척 자만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내면은 조상들의 죄악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살아 있는 말씀이신 예수님을 배척하면서 마음속에는 시기와 탐욕을 가득 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진실한 삶의 태도를 잃어버린 채, 사람들 눈에 들기 위한 외적인 ‘회칠’에만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하느님 앞에서의 가난함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척하는 위선’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자신들의 영적 빈곤함을 숨기려고 끊임없이 거룩함이라는 석회를 발랐지만, 정작 속이 썩어가는 영혼은 돌보지 못했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회칠한 겉모습에 속으시는 분이 아닙니다. 주님은 무덤의 문을 열고 그 어두운 안쪽을 들여다보시는 분이십니다. 주님이 우리의 속을 보시는 이유는 우리를 부끄럽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어둠 속에 당신의 생명을 불어넣어 죽은 뼈들을 다시 살려내기 위함이십니다. 내 영혼이 무덤임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주님께 문을 열어드리는 가난한 영혼만이 참된 정결함을 입을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겉모습을 치장하라고 강요합니다. 좋은 차와 집, 그럴듯한 직함이라는 석회를 발라야만 무시받지 않는다고 속삭입니다. 이러한 피로감 속에서 우리 신앙마저 하나의 ‘포장지’가 될 때가 있습니다. 성당에서는 인자한 그리스도인이지만, 가정에서는 사소한 일에 화를 내며 가족에게 상처를 줍니다. 일상의 의무를 다하기보다 영적인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하거나 남을 비판합니다. 기도할 때조차 부끄러운 상처를 숨긴 채 거룩해 보이는 언어로 자신을 포장합니다.

주님은 오늘 세상의 시선에 지친 우리를 바라보시며 다정하게 말씀하십니다. “얘야,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내 앞에서는 네 부끄러움과 나약함을 그대로 드러내어라. 겉을 꾸미느라 고단했던 네 마음을 내 사랑으로 씻어주고 싶구나.” 세상은 겉모습으로 우리를 평가하지만 하느님은 우리의 중심을 보십니다. 일상에서는 성실하게 땀 흘리고, 하느님 앞에서는 가면을 쓰지 않는 진실한 자녀가 됩시다.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 정직한 성실함이 깃들고, 내면에는 주님의 자비로 씻겨진 참된 평화가 가득하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

“평화와 진리의 주 하느님, 저희가 세상의 평판에 사로잡혀 겉만 꾸미는 회칠한 무덤처럼 살았음을 고백하며 뉘우치나이다. 사도 바오로의 권고를 기억하며 일상의 노동을 성실히 수행하는 정직함을 주소서. 오늘 모신 성체의 힘으로 저희 마음속 위선을 깨끗이 씻어주시고, 하느님 앞에 나약함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겸손한 용기를 허락하소서. 그리하여 저희의 삶이 겉과 속이 일치하는 거룩한 성전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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