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8월 25일 연중 제21주간 화요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시 종교 지도자였던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향해 무서운 경고를 던지십니다. 그들은 남들보다 기도를 많이 하고 성경을 잘 알며, 겉보기에는 가장 완벽한 신앙생활을 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들을 향해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들아!” 하고 꾸짖으시며 아주 날카로운 비유를 드십니다. “너희가 박하와 시라와 소회향은 십일조를 내면서, 의로움과 신의와 자비처럼 율법에서 더 중요한 것들은 무시하기 때문이다”(마태 23,23).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너희는 작은 벌레들은 걸러 내면서 낙타는 그냥 삼키는 자들이다”(마태 23,24)라고 덧붙이십니다. 이는 당시 유다인들의 유머가 섞인 아주 강렬한 비유입니다. 포도주를 마실 때 아주 작은 곤충인 하루살이가 들어가면 율법상 부정한 음식이 되기에 정성껏 걸러 내면서도, 정작 율법에서 금지한 가장 거대한 부정한 동물인 낙타는 통째로 삼켜버린다는 뜻입니다. 곧, 겉으로 드러나는 사소한 규칙에는 목숨을 걸면서, 정작 신앙의 핵심인 사랑과 자비는 통째로 잃어버린 그들의 영적 시각장애를 고발하신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와 복음은 우리 신앙의 ‘겉’과 ‘속’이 어떻게 일치해야 하는지, 그리고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우리가 끝까지 붙잡아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제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세상의 유혹이나 잘못된 소문에 흔들리지 말라고 권고하며, “우리의 말이나 편지로 배운 전통을 굳게 지키십시오”(2테살 2,15)라고 당부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통’은 낡은 관습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이어져 온 복음의 본질, 곧 하느님의 사랑과 진리입니다. 이 본질을 굳게 쥘 때 우리의 마음은 굳건해지고, 온갖 선한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바리사이들은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향신료의 잎사귀 개수까지 세어가며 십일조를 바치는 등 종교적 의무에는 완벽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 중심에는 이웃을 향한 ‘의로움과 신의와 자비’가 빠져 있었습니다. 겉은 화려하게 닦아놓은 잔과 접시 같았지만, 안쪽은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영적 생활에도 이런 모순이 불쑥불쑥 찾아옵니다. 성당에 올 때의 복장이나 전례 규칙, 주일 미사 참례 여부 같은 형식적인 면에는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죄책감을 느끼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일상에서 만나는 가족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주고, 직장에서 불의를 행하며, 이웃을 시기하고 미워하는 거대한 죄악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살아갑니다.
예수님께서는 작은 규칙들을 무시하라고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한 십일조도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바로 이러한 것들을 실행해야만 했다”(마태 23,23)라고 하셨습니다. 곧, 외적인 신앙의 형태를 유지하되, 그것이 내면의 변화인 자비와 사랑에서 우러나온 결과물이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미지’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SNS에 행복해 보이는 사진을 올리며 자신의 겉모습을 포장하고, 남들에게 비치는 ‘겉쪽’을 닦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우리의 신앙생활도 병들게 하여, 성당 공동체 안에서 ‘참 좋은 교우’라는 평판을 얻는 데만 신경 쓰게 만듭니다.
하지만 정작 아무도 보지 않는 가정이나 은밀한 시간 속에서 우리가 이기심과 탐욕으로 가득 차 있다면, 우리의 영혼은 알맹이 없이 점점 더 건조해지고 지쳐갈 것입니다. 오늘 주님은 우리에게 부드러운 손길로 거울을 들이미십니다. “얘야, 너는 남들이 보는 네 모습을 깨끗이 하느라 지쳐있구나. 이제 나와 둘이서 네 마음의 안쪽을 들여다보지 않겠느니? 그곳에 자비와 사랑이 채워져야 너는 진짜 행복해질 수 있단다.”
신앙은 무거운 짐을 지고 완벽해지는 행위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에 감동하여 그 자비가 이웃을 향해 흘러넘치게 하는 기쁨의 여정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권고처럼 사랑의 복음을 가슴에 새깁시다. 안쪽부터 깨끗해진 여러분의 영혼을 통해, 일상의 모든 말과 행동이 주님의 향기로 가득 차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 저희가 겉모습을 치장하고 평판을 얻는 데만 급급하여, 마음속의 의로움과 신의와 자비를 소홀히 해왔음을 뉘우치나이다. 오늘 모신 성체의 힘으로 저희 영혼의 안쪽을 깨끗이 씻어주시고, 하루살이를 걸러 내며 낙타를 삼키는 어리석은 위선에서 저희를 구원하소서. 그리하여 저희의 내면이 주님의 사랑으로 먼저 채워지게 하시고, 그 순수한 정결함이 이웃을 향한 참된 사랑으로 아름답게 피어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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