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7월 21일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오늘 성경 말씀은 우리를 끝없이 품어주시는 하느님의 ‘위대한 자비’와, 그 자비에 힘입어 우리가 삶으로 증명해야 할 ‘새로운 신앙의 관계’에 대해 깊은 가르침을 줍니다.

오늘 제1독서인 미카서의 결론부는 구약 성경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감동적인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느님을 끊임없이 배반하고 상처를 드렸지만, 예언자는 하느님의 본심이 결코 심판이 아니라 ‘신실한 사랑’에 있음을 고백합니다. “당신의 소유인 남은 자들, 그들의 허물을 용서해 주시고 죄를 못 본 체해 주시는 당신 같으신 하느님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분은 분노를 영원히 품지 않으시고 오히려 기꺼이 자애를 베푸시는 분이시다. 그분께서는 다시 우리를 가엾이 여기시고 우리의 허물들을 모르는 체해 주시리라. 당신께서 저희의 모든 죄악을 바다 깊은 곳으로 던져 주십시오”(미카 7,18-19).

하느님은 우리의 죄를 단순히 못 본 체하며 넘기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의 죄악을 발로 ‘짓밟아’ 완전히 부수시고, ‘바다 깊은 곳’에 던져버리시는 분입니다. 바다 깊은 곳에 가라앉은 물건은 인간의 힘으로는 다시 건져 올릴 수 없습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참회할 때, 과거의 잘못을 다시는 기억하지도 않으시고 온전히 지워버리십니다. 우리가 매번 고백 성사를 통해 경험하는 놀라운 은총이 바로 이 ‘바다 깊은 곳에 던져지는 용서’입니다.

이토록 위대한 용서와 자비를 체험한 이들은 이제 세상의 끈이 아닌, 하느님의 끈으로 묶인 ‘새로운 가족’으로 초대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을 전하고 계실 때, 성모 마리아와 형제들이 밖에서 주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곁에 있는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파격적인 선언을 하십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이다”(마태 12,50).

이 말씀은 결코 육신의 어머니인 성모님과 가족들을 외면하시는 말씀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는 성모님을 향한 최고의 찬사입니다. 성모님이야말로 천사의 예고 앞에서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고백하며, 평생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실행하신 복음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이 선언을 통해 혈연과 지연, 민족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깨뜨리셨습니다. 이제 주님의 가족이 되는 조건은 피를 나누었느냐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삶으로 실천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 이 거룩한 대가족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당에서 서로를 ‘형제님’, ‘자매님’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실제 공동체 모습은 어떠합니까? 하느님의 뜻을 함께 행하기보다, 그저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만 어울리며 또 다른 인간적인 울타리를 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혹은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한 울타리 안의 형제자매를 밀어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가 참된 주님의 형제요 누이가 되기 위해서는, 미카 예언자가 노래한 것처럼 내 이웃의 허물을 먼저 넘겨주고 용서하는 하느님의 자비를 닮아야 합니다. 하느님이 내 죄를 바다 깊은 곳에 던지셨듯이, 우리도 형제의 결점과 상처를 용서의 바다에 기꺼이 묻어버려야 합니다.

신앙은 혼자 걷는 외로운 길이 아닙니다. 주님의 뜻을 행하려 애쓰는 내 곁의 형제자매들과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길입니다. 오늘 하루, 내 생각과 판단의 잣대로 이웃을 소외시키지 맙시다. 내 고집을 내려놓고 주님의 말씀을 우선순위에 두는 ‘하느님의 뜻 실행하기’를 통해, 우리 본당과 가정이 예수님의 사랑으로 가득 찬 가장 따뜻한 하늘나라 대가족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의 허물을 기억하지 않으시고 바다 깊은 곳에 던져 용서해 주시니 감사하나이다. 저희 또한 형제들의 부족함을 따뜻하게 덮어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주소서. 오늘 저희가 머무는 자리에서 내 뜻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고 실행하게 하시어, 예수님께서 기쁘게 손 내미시는 참된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가 되게 하소서. 아멘.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묵상] 2026년 10월 7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묵상] 2026년 10월 8일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묵상] 2026년 10월 12일 연중 제28주간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