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8월 7일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뜨거운 한여름의 태양이 내리쬐는 8월의 첫 주간을 마무리하는 금요일입니다. 무더위 속에서 일상을 꾸려가다 보면 몸의 피로와 함께 마음의 무게도 부쩍 무겁게 느껴지곤 합니다. 먹고사는 문제,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가족 간의 해소되지 않는 응어리 등 저마다의 어깨에 놓인 삶의 무게가 때로는 숨을 턱턱 막히게 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고단한 발걸음으로 당신을 찾아온 우리에게 신앙의 핵심이자, 참된 자유로 나아가는 지름길을 선포하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24).

오늘 제1독서인 나훔서와 복음은 ‘세상 중심적인 삶의 허무함’과 ‘하느님 중심적인 십자가 삶의 영원함’을 극적으로 대비시킵니다. 나훔 예언자는 폭력으로 세상을 지배하던 아시리아의 수도 니네베를 향해 하느님의 준엄한 심판을 선포합니다. 그들이 쌓아 올린 부와 권력은 ‘피의 도성’ 위에 세워진 신기루일 뿐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교만을 꺾으시고 흩어졌던 당신 백성에게는 "평화를 알리는 이의 발이 산을 넘어온다”며 해방의 기쁜 소식을 전하십니다. 이는 하느님을 배제한 채 쌓아 올린 세상의 화려함은 결국 먼지처럼 사라진다는 역사적 진실을 말해줍니다.

이 진리는 오늘 복음에서 더욱 명확해집니다. 주님은 스승의 수난을 가로막으려던 베드로를 꾸짖으신 후, 제자들에게 진짜 생명의 길을 가르쳐 주십니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마태 16,26). 니네베처럼 온 세상을 손에 쥐려 허덕이는 삶은 결국 영원한 생명을 잃어버리는 가장 어리석은 선택입니다. 오히려 주님을 위해 이기심과 탐욕을 기쁘게 비우는 사람만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우리는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라”는 말씀에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곤 합니다. 신앙생활이 나를 억누르고 고통을 참아내야만 하는 억울한 일이라고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이 말씀하시는 ‘자신을 버림’은 존재의 파괴가 아니라, 내 삶의 주인 자리를 ‘거짓된 나’(이기심, 집착)에게서 ‘참된 생명이신 하느님’께로 양보하는 영적 전환을 의미합니다. 내 인생을 혼자 다 책임지려 할 때는 늘 불안하지만, 고집을 버리고 주님께 삶의 운전대를 맡겨드릴 때 비로소 참된 자유가 시작됩니다.

또한 ‘제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도망치고 싶은 현실(성격의 결함, 가난, 변하지 않는 가족의 약점 등)을 외면하지 않고, 주님의 도우심을 믿으며 묵묵히 책임감 있게 껴안는 사랑의 결단입니다. 무언가를 꽉 움켜쥐고 있는 손으로는 주님이 주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없습니다. 자존심, 돈에 대한 불안, 자녀를 내 뜻대로 바꾸려는 욕심의 손을 기쁘게 펴서 주님께 내어맡기십시오. 그때 주님은 여러분의 가벼워진 어깨 위에 거룩한 은총을 채워주실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지는 십자가는 더 이상 파멸의 무게가 아니라, 부활로 건너가는 축복의 열쇠가 됩니다.

8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지치지 마십시오. 오늘 우리가 견딘 작은 희생과 겸손의 순간들은 하느님의 셈판에 가장 아름다운 보석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세상의 헛된 니네베 성을 쌓기보다 내 십자가를 사랑으로 지고 주님을 따릅시다. 마침내 영광 속에 오시는 주님 앞에서 우리 모두가 영원한 생명의 승리자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댓글

  1. 주님!! 아무 것도 아닌 저를 내려 놓고 당신이 이끄시는 길로 삶의 모든 날을 물이 흘러가듯 흘러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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