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8월 3일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불안’과 마주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건강에 대한 염려, 삶의 무게가 주는 중압감 속에서 우리는 늘 “모든 것이 다 잘될 것이다”라는 따뜻한 위로의 말을 갈망하곤 합니다. 하지만 오늘 성경 말씀은 우리에게 중요한 영적 분별력을 요구합니다. 참된 위로는 내 귀에 달콤한 인간의 말이 아니라, 비록 거칠고 아플지라도 하느님의 진리 안에 머물며 그분의 손을 잡는 것에 있음을 일깨워 줍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두 예언자의 격렬한 충돌이 그려집니다. 예레미야 예언자는 유다 백성이 자신들의 죄악 때문에 바빌론 유배라는 하느님의 징벌을 겸손히 받아들이고 회개해야 한다고 선포해 왔습니다. 이를 ‘나무 멍에’에 비유했습니다.
그런데 하난야라는 거짓 예언자가 나타나 백성들 앞에서 “하느님께서 바빌론 왕의 멍에를 부수셨으니 2년 안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며 호기롭게 외칩니다. 그러고는 예레미야가 메고 있던 나무 멍에를 빼앗아 부수어 버립니다. 고통에 신음하던 백성들에게 이보다 달콤한 복음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거스른 인간적인 낙관론의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레미야를 통해 엄중히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무 멍에를 부수고, 오히려 그 대신에 쇠 멍에를 만들었다”(예레 28,13). 하느님의 징벌을 성찰과 회개의 기회로 삼지 않고 당장의 불편함만 피하려 했던 이들에게는, 이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단단한 ‘쇠 멍에’가 기다릴 뿐이었습니다.
복음에서는 인생의 거친 폭풍우 한가운데서 인간적인 계산으로 흔들리는 제자들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방금 체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은 호수 위 맞바람에 배가 출렁이자 극심한 공포에 휩싸입니다. 새벽녘에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어오시자, 그들은 유령이라며 비명을 지릅니다. 그런 제자들을 향해 주님은 다정하게 외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4,27).
이때 베드로는 주님께 자신도 물 위를 걷게 해달라고 청합니다. 주님께서 “이리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는 실제로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체험합니다. 오직 주님의 시선에만 눈을 맞추었을 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주님 대신 ‘거센 바람을 보고’ 두려워하기 시작하자, 그의 몸은 이내 물속으로 빠져듭니다. 비명을 지르는 베드로의 손을 즉시 붙잡아 끌어올리시며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마태 14,31).
오늘 말씀 속 유다 백성들과 베드로는 서로 닮아 있습니다. 유다 백성들은 바빌론이라는 거센 시련의 바람 앞에서 하느님의 약속 대신 달콤한 거짓말에 눈을 돌렸고, 베드로 역시 곁에 계신 주님 대신 몰아치는 풍랑을 바라보았을 때 두려움의 바다에 빠져버렸습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삶의 자리에 경제적 위기나 가정의 불화, 건강의 적신호라는 거센 바람이 불어올 때, 우리는 너무나 쉽게 주님을 향했던 시선을 거두어 세상의 풍랑에 빼앗겨 버립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다 잘될 거야'라는 세상의 달콤한 위로를 찾아 헤맵니다. 하지만 본질적인 회개와 주님을 향한 신뢰가 없다면, 우리 영혼은 일시적인 안도감을 넘어 더 깊은 불안의 ‘쇠 멍에’에 갇히게 될 뿐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폭풍우가 치는 여러분의 삶 한가운데로 걸어오고 계십니다. 세상의 바람이 아무리 거세도 시선을 주님께 고정하십시오. 내 힘으로 파도를 이기려 버둥거리지 말고, 물에 빠져가는 순간에라도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하고 주님의 손을 잡으십시오. 주님께서 우리 인생의 배에 오르시는 순간, 여러분을 괴롭히던 거센 바람은 멎고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평화가 가득하게 될 것입니다.
“풍랑 속의 구원자이신 주님, 저희가 삶의 시련 앞에서 당신의 현존을 의심하고 세상의 달콤한 거짓 위로에 눈을 돌렸던 유약함을 용서하소서. 베드로처럼 거센 바람을 보며 두려워 떨 때, 저희 손을 즉시 붙잡아 주시는 당신의 자비로운 손길을 신뢰하게 하소서. 오늘 저희가 어떤 처지에서도 시선을 오직 당신께만 고정하여, 인생의 모든 바다를 두려움 없이 건너가는 굳건한 믿음의 자녀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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