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8월 27일 성녀 모니카 기념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강력하면서도 긴박한 어조로 권고하십니다.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마태 24,42.44). 이 말씀은 신앙의 타성에 젖어 있는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근원적인 성찰을 촉구합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깨어있음’은 결코 두려움이나 불안에 떠는 삶이 아닙니다. 복음에서 주님은 도둑의 비유와 충실한 종의 비유를 통해 그 의미를 설명하십니다. 악한 종은 "주인이 늦어지는구나"라며 방탕하게 살다 엄벌을 받지만, 충실한 종은 주인이 언제 오든 상관없이 자기에게 맡겨진 식구들에게 제때에 양식을 나누어 줍니다. 곧, 깨어있음은 하늘만 쳐다보며 기적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일상 안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는 성실함입니다.
이 성실함을 지탱하는 힘은 바로 하느님의 신실하심에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그리하여 여러분은 어떠한 은사도 부족함이 없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1코린 1,7)라고 선언합니다. 우리는 막연한 불안함 속에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은총을 풍성히 받은 이들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끝까지 굳세게 버티어 주실 것이기에, 우리는 그분의 신의를 믿고 오늘을 깨어 살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칭찬하신 ‘지혜로운 종’은 “주인이 종에게 자기 집안 식솔들을 맡겨 그들에게 제때에 양식을 내주게 하는”(마태 24,45) 사람이었습니다. 주님이 원하시는 깨어있음은 특별한 종교 행위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내 곁의 이웃과 가족에게 필요한 사랑과 위로의 양식을 ‘제때’ 전하는 것입니다. 성녀 모니카의 삶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그녀는 방황하는 아들을 보며 절망하거나 신세를 한탄하는 대신, 아들의 영혼이 메말라 있을 때 끊임없는 눈물의 기도와 인내라는 '영적 양식'을 바쳤습니다. 그녀는 주님이 반드시 가정을 구원해 주실 것을 믿으며 매 순간 기도로 깨어있었던 충실한 종이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사탄이 우리를 유혹하는 가장 무서운 무기는 “나중에 해”라는 속삭임입니다. "사랑 표현은 나중에 성공하고 나서 해야지", "용서와 화해는 내 자존심이 풀린 다음에 해야지", "기도는 지금 너무 바쁘니까 나중에 은퇴하고 나서 해야지." 이것이 바로 “주인이 늦어지는구나”(마태 24,48) 하며 오늘의 사랑을 내일로 미루는 태도입니다. 우리가 안일함에 젖어 "나중에"를 외칠 때 우리 영혼은 서서히 잠들게 됩니다.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얘야, 내일은 네 시간이 아니다. 네가 사랑하고 기도하며 내 은총을 누려야 할 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란다.”
오늘 우리는 두 가지 실천으로 깨어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나중에"를 이겨내고 '지금' 표현하십시오. 미뤄둔 안부 전화, 작은 미소, 용서의 한마디를 오늘 당장 실행하십시오. 지금 사랑하고 있는 모습이 주님 앞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둘째, 매일 밤 '주님의 시선'으로 하루를 봉헌합시다. 잠들기 전 3분 동안 정직하게 하루를 돌아보고 "제 영혼을 당신 손에 맡깁니다"라고 기도하십시오. 이 습관이 우리를 영적으로 늘 깨어있게 합니다.
“신실하시고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 저희가 세상의 분주함에 빠져 사랑의 의무를 '나중에'로 미루어왔음을 고백하며 뉘우치나이다. 오늘 성 모니카의 전구를 청하오니, 저희에게도 가정을 살리는 눈물의 기도와 인내를 허락하소서.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저희에게 필요한 모든 은총을 이미 주셨음을 믿고, 마지막 날까지 주님 안에서 굳건히 버티어 내게 하소서. 오늘 모신 성체의 힘으로 저희 영혼을 깨워주시고, 이웃들에게 제때에 사랑의 양식을 나누어 주는 충실하고 지혜로운 종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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