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8월 20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


오늘은 12세기 교회의 위대한 영적 스승이자, 하느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수많은 영혼을 인도하셨던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구원 역사를 흥겨운 ‘임금의 혼인 잔치’ 비유로 들려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가장 좋은 것들을 마련해 두시고 기쁜 얼굴로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내가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 어서 혼인 잔치에 오시오”(마태 22,4).

오늘 제1독서와 복음은 우리의 완고함과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새 마음’을 불어넣으시며 당신의 기쁨 속으로 초대하시는 하느님의 집요한 사랑을 보여줍니다.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유배 생활로 영적 황폐함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에게 놀라운 회복을 약속하십니다. 비록 그들이 하느님을 배신하여 주님의 이름을 더럽혔을지라도,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깨끗이 씻어주시고 결정적인 은총을 약속하십니다.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 주겠다. 너희 몸에서 돌로 된 마음을 치우고, 살로 된 마음을 넣어 주겠다”(에제 36,26). 하느님의 영이 우리 안에 들어올 때, 우리는 비로소 하느님의 법을 따르는 참된 백성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새 마음과 새 영’의 상태가 바로 복음에서 요구되는 ‘혼인 예복’과 연결됩니다. 임금이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풀고 사람들을 불렀지만, 그들은 오려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는 밭으로 가고 어떤 이는 장사하러 가버렸으며, 심지어 임금의 종들을 때리고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이는 인간의 물질적 욕심과 무관심이 하느님의 호의를 짓밟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국 임금은 고을 어귀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잔치에 초대하여 잔칫방을 가득 채웁니다. 

하지만 예복을 입지 않고 앉아 있는 한 사람을 발견한 임금은 그를 어둠 속으로 내던지라고 명령하며 엄숙하게 선언하십니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마태 22,14). 임금이 예복을 요구한 것은 가난을 따지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관습상 주인은 손님들에게 입을 옷(예복)을 거저 나누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예복을 입지 않았다는 것은 주인이 거저 주는 호의를 거부하고, 끝까지 ‘내 옷, 내 고집, 내 가치관’만을 고수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제1독서에서 언급한 ‘돌 같은 마음’의 상태와 같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보다 눈앞의 이익이 더 중요하고, 하느님의 말씀보다 내 자존심과 고집이 더 단단하게 굳어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잔치는 단순히 자리에 앉아 있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완고함을 부수고, 주님이 주시는 ‘새 마음’이라는 은총의 예복으로 갈아입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선택된 이’가 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분주하게 살아갑니다. 먹고사는 문제와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너무 바빠서 기도할 시간이 없다"라며 하느님의 잔칫상을 외면하곤 합니다. 또한 주일 미사에 참석하면서도 예복 없이 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몸은 성전에 있지만, 마음이 세상 걱정과 미움으로 가득하다면 그것이 예복이 없는 상태입니다. 성체를 모시면서도 삶의 태도를 바꾸려 하지 않고 여전히 시기와 판단이라는 ‘돌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다면 그것이 예복을 입지 않은 신앙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초대에 합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리는 매일 우리의 예복을 깨끗이 빨아 입어야 합니다. 매일 아침, "주님, 오늘 제 안의 돌 같은 완고함을 없애주시고, 성령으로 가득 찬 살 같은 마음을 주소서" 하고 기도하며 새 마음을 청하십시오. 아무리 바빠도 하루의 5분 정도 만은 온전히 주님과 대화하며, 하느님을 삶의 우선순위에 두십시오. 이기심과 죄의 얼룩을 고해성사로 예복의 얼룩을 지우십시오. 죄의 얼룩을 주님의 자비로 씻어낼 때, 우리는 잔치방에서 가장 빛나는 손님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복되게도 주님의 성찬에 불림을 받은 이들입니다. 이제 세상의 허무한 일들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부끄러운 고집을 벗어 던져 주님이 주시는 기쁨의 예복을 입읍시다. 오늘 하루, 하느님이 주신 ‘새 영’의 힘으로 가정과 일터에 잔치의 기쁨을 전하는 복된 자녀가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새 마음과 새 영을 주시는 주 하느님, 저희가 세상의 바쁜 일 핑계를 대며 당신이 마련해 주신 은총의 잔치를 소홀히 여겼음을 뉘우치나이다. 오늘 성 베르나르도 사제의 뜨거운 사랑을 기억하며, 저희 안의 돌 같은 마음을 부수어 주시고 하느님의 자비로 가득 찬 살 같은 마음을 넣어 주소서. 오늘 저희가 모신 성체가 저희 영혼의 가장 아름다운 예복이 되게 하시어, 지상에서부터 천상의 기쁨을 맛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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