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6월 6일 연중 제9주간 토요일
진정한 봉헌
한 주간을 마무리하는 토요일, 오늘 전례의 말씀은 우리에게 '진정한 봉헌'과 '신앙의 마침표'가 무엇인지 깊이 묵상하게 합니다. 복음에서는 보잘것없는 동전 두 닢을 바친 과부가 등장하고, 제1독서에서는 자신의 인생 전체를 하느님께 제물로 바친 바오로 사도의 마지막 고백이 울려 퍼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겉치레에 치중하는 율법 학자들을 비판하십니다. 그들은 긴 겉옷을 입고 윗자리에 앉아 대접받기를 즐기며,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기도를 길게 하지만 정작 마음은 하느님과 멀어져 있었습니다. 반면, 한 가난한 과부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가운데 가장 작은 단위의 동전인 렙톤 두 닢을 헌금함에 넣습니다. 이에 대해 주님은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마르 12,43)라고 놀라운 평가를 내리십니다. 부자들은 남는 돈을 냈지만,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도 가진 것을 다, 곧 생활비 전부를 넣었기 때문입니다. 내일 먹을 양식을 걱정하기보다 오늘 하느님께 내 전부를 맡기는 가난한 마음이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오늘 제1독서인 티모테오 2서의 말씀은 성경 전체에서 가장 감동적인 작별 인사 중 하나입니다. 죽음을 앞둔 바오로 사도는 제자 티모테오에게 자신의 삶을 회고하며 이렇게 유언을 남깁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2티모 4,7). 바오로 사도는 복음 속 과부처럼 자신의 삶을 제물로 쏟아부었습니다. 그는 적당히 타협하거나 남는 시간을 주님께 드린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열정과 젊음, 고난과 눈물까지 전부를 주님께 봉헌했습니다. 전부를 내어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이 당당함과 평화 뒤에는, 세상의 박수가 아닌 주님이 주실 의로움의 화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하느님께 무언가를 드릴 때 나도 모르게 계산기를 두드리곤 합니다. '이만큼 기도했으니 보상을 주시겠지'라거나 '바쁜 와중에 미사 참례했으니 할 도리는 다했다'라고 자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님은 우리의 자투리 시간이 아니라 우리 삶의 중심을 원하십니다. 과부의 동전 두 닢은 오늘 우리에게 묻습니다. "너는 나를 얼마나 신뢰하느냐? 너의 가장 소중한 자존심과 시간,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까지 나에게 맡길 수 있느냐?" 하느님께 전부를 거는 사람은 결코 굶주리지 않습니다. 과부의 빈손을 채우시는 분은 세상이 아니라 바로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한 주간을 보내며 우리는 무엇을 쌓고 무엇을 내어놓았습니까? 사람들 눈에 띄는 화려한 성과에만 급급하지는 않았습니까? 아니면 바오로 사도처럼 하느님 앞에서 부끄러움 없이 최선을 다해 달려왔습니까? 주님은 오늘 우리가 바치는 작은 정성,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희생, 그리고 고통 중에도 놓지 않은 기도의 끈을 가장 귀한 예물로 받아주십니다. 오늘 하루, 내 마음의 헌금함에 나의 진심을 담아 넣어봅시다. 계산하지 않는 사랑과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섬김이 우리를 하느님 나라의 가장 풍요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주님, 저희가 겉치레와 위선을 벗어버리고 가난한 과부처럼 당신께 온전한 신뢰를 고백하게 하소서. 바오로 사도를 본받아 저희에게 주어진 삶의 길을 끝까지 충실히 달리게 하시고, 저희가 드리는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 속에 당신의 크신 은총이 머물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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