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5년 11월 6일 연중 제31주간 목요일


길 잃은 이의 가치, 되찾은 이의 기쁨

혹시 아주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렸다가 기적처럼 되찾은 경험이 있습니까? 지갑이나 휴대전화 혹은 소중한 반지를 잃어버렸을 때의 아찔함 그리고 그것을 다시 찾았을 때의 안도감과 기쁨을 우리는 잘 압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 ‘잃어버림과 되찾음’의 비유를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시는지, 그분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절절하게 보여주십니다.

오늘 복음은 세리들과 죄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러 가까이 모여드는, 아주 훈훈한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모습을 본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이 투덜거립니다.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루카 15,2). 그들의 눈에, 죄인들은 ‘잃어버려도 되는’, 상종 못 할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의롭다고 여기며, 죄인들과 선을 긋고 그들을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들을 향해 그리고 우리를 향해, 예수님께서 두 가지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잃은 양 한 마리’와 ‘잃은 은전 한 닢’의 비유입니다.

양 백 마리 중 한 마리를 잃은 목자는,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놓아둔 채, 한 마리를 “찾아낼 때까지” 온 산을 헤맵니다. 이것은 세상의 계산법이 아닙니다. 99%의 이익을 버리고 1%의 손실을 찾아 나서는, 비합리적이고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사랑입니다. 그러나 목자에게는 잃어버린 한 마리가, 이미 안전하게 있는 아흔아홉 마리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들 전부보다 더 소중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한 마리 양을 찾았을 때, 그는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루카 15,5) 돌아와 이웃과 잔치를 벌입니다.

은전 열 닢 중 한 닢을 잃은 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동전 하나를 찾기 위해, 등불을 켜고 온 집안을 쓸며 찾아낼 때까지 샅샅이 뒤집니다. 그리고 한 닢을 찾았을 때, 그녀 역시 벗과 이웃을 불러 모아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루카 15,9) 하고 외칩니다.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통해 주시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하느님께는 ‘잃어버려도 되는’ 영혼이란 없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멀리 길을 잃었어도, 아무리 어두운 구석에 숨어 먼지투성이가 되었어도, 하느님께는 우리가 온 천하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회개하고 돌아올 때, 하늘에서는 그 어떤 의인 아흔아홉보다 더 큰 기쁨의 잔치가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하느님의 시선이,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것과 연결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그대는 왜 그대의 형제를 심판합니까? 그대는 왜 그대의 형제를 업신여깁니까?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로마 14,10). 복음 속 바리사이들은 ‘죄인’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며 다른 이들을 심판했습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다른 사람의 삶을 판단합니다. ‘저 사람은 틀렸어’, ‘저 사람은 구원받기 글렀어’.

바오로 사도는 단언합니다. 우리 가운데에는 자신을 위하여 사는 사람도 없고 자신을 위하여 죽는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님을 위하여 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든지 죽든지 주님의 것입니다”(로마 14,7-8). 우리는 모두 주님의 것입니다. 바리사이도 주님의 것이고, 세리와 죄인도 주님의 것입니다. 길을 잃은 양도, 안전한 우리 안에 있는 양도, 모두 같은 목자의 소유입니다. 먼지 속을 뒹구는 동전도, 주머니 속에 보관된 동전도, 모두 같은 주인의 소유입니다. 우리가 누구이기에 감히 주님의 소유를 심판할 수 있단 말입니까?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묻습니다. 첫째, 당신은 지금 ‘잃어버린 존재’인가요? 혹시 죄와 절망의 어둠 속에서 ‘나는 이제 끝났어’, ‘하느님은 나를 버리셨을 거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기억하십시오. 지금 이 순간에도 주님께서는 당신을 “찾아낼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찾고 계십니다. 그분의 음성에 귀 기울이십시오. 그분께 돌아가십시오. 하늘의 큰 기쁨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둘째, 당신은 지금 ‘판단하는 존재’인가요? 혹시 스스로를 의롭다고 여기며, 길 잃은 형제자매를 향해 손가락질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렇다면 기억하십시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주님의 소중한 자녀입니다. 우리의 임무는 심판이 아닙니다. 우리의 임무는 그들을 찾아 헤매시는 목자의 마음을 품고, 그들이 돌아왔을 때 함께 기뻐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든지 죽든지 주님의 것입니다"(로마 14,8). 이 위대한 진리 안에서, 판단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잃어버린 이들을 향한 하느님의 애타는 사랑을 전하는, 참된 기쁨의 전달자가 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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