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7월 7일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오늘 성경 말씀은 우리가 인생의 밭에 무엇을 심으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를 바라보시는 주님의 시선이 얼마나 깊은 자비로 가득 차 있는지 깊이 묵상하게 합니다. 제1독서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을 잊은 채 헛된 우상에 열중하다 파멸을 향해 가고 있지만, 복음의 예수님은 그런 인간들의 나약함과 방황을 보시며 깊은 연민의 마음을 숨기지 않으십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호세아 예언자를 통해 이스라엘의 영적 타락을 준엄하게 꾸짖으십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뜻을 여쭈어보지도 않은 채 제멋대로 지도자들을 세웠고, 자신들이 가진 금과 은으로 우상을 만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처럼 본말이 전도된 그들의 삶을 한 문장으로 엄중하게 요약하십니다. “그들이 바람을 심고 회오리바람을 거두리라”(호세 8,7).

‘바람’은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허무한 존재입니다. 하느님이 아닌 재물과 권력, 세상의 쾌락이라는 ‘허무한 바람’을 인생에 심은 결과는 참혹합니다. 그것은 결국 자신의 삶을 통째로 날려버릴 파멸의 ‘광풍(狂風)’이 되어 돌아올 뿐입니다. 아무리 화려한 제단을 많이 쌓아 올려도 그 중심에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다면, 그곳은 신앙의 자리가 아니라 죄를 짓는 자리가 될 뿐이라는 성경의 경고를 우리는 뼈아프게 새겨야 합니다.

복음에서 사람들은 말못하는 마귀 들린 이를 예수님께 데려옵니다. 예수님께서 마귀를 쫓아내시자 비로소 그 사람이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군중은 이 기적에 찬사를 보냈으나, 마음이 뒤틀린 바리사이들은 “저 사람은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며 주님의 선행을 악의적으로 왜곡합니다.

말을 못 하게 만드는 마귀는 오늘날 우리 안에도 교묘한 모습으로 찾아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입으로 감사의 노래와 찬미의 말, 이웃을 살리는 위로의 말은 한마디도 내뱉지 못하게 가로막으면서, 불평과 시기, 남을 깎아내리는 독한 말은 거침없이 쏟아내게 만듭니다. 바리사이들처럼 눈앞의 진리와 선을 보고도 이를 부정하며 비난을 일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영혼을 감옥에 가두는 현대판 ‘벙어리 마귀’의 소행입니다.

인간의 어리석음과 완고함이 가득한 세상이었지만, 그들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시선은 심판이 아닌 ‘연민’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질병과 아픔을 고쳐주셨고, 모여든 군중의 처지를 깊이 공감하셨습니다.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마태 9,36). 예수님께서 느끼신 ‘가엾은 마음’은 원어로 ‘창자가 끊어질 듯한 고통’을 의미합니다. 주님은 우리의 죄와 나약함 때문에 화를 내시는 분이 아니라, 세상살이에 치이고 상처받아 방황하는 우리 모습을 보며 속이 타들어 가는 아픔을 느끼시는 분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7-38). 주님이 찾으시는 일꾼은 대단한 능력을 갖춘 영웅이 아닙니다. 주님처럼 상처받은 이들을 바라보며 함께 아파할 수 있는 사람, 목자 없는 양 같은 이웃에게 다가가 따뜻한 손을 내밀 수 있는 ‘사랑의 일꾼’을 찾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오늘 우리의 닫힌 입과 눈을 열어주시길 원하십니다. 헛된 우상을 바라보던 눈을 돌려 주님의 자비로운 시선을 마주하고, 원망과 비난의 말을 멈추어 복음을 전하는 참된 일꾼이 되라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오늘 하루, 내 인생에 헛된 바람을 심었던 이기적인 손길을 거둡시다. 그리고 “주님, 제 마음에 당신의 연민을 심어주소서. 그리하여 저 또한 지친 이웃에게 당신의 위로를 전하는 작은 일꾼이 되게 하소서”라고 간절히 청하는 복된 날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자비로우신 주님, 저희가 세상의 허무한 바람을 좇으며 스스로 광풍을 불러들이는 어리석은 삶을 살지 않게 하소서. 저희 영혼을 묶고 있는 인색함과 시기의 마귀를 쫓아내 주시어, 저희 입이 오직 당신의 사랑만을 전하게 하소서. 목자 없는 양처럼 방황하는 저희를 가엾이 여겨 주셨듯이, 저희 또한 지친 이웃을 사랑으로 품으며 당신의 기쁜 추수에 동참하는 충실한 일꾼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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