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7월 30일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오늘 성경 말씀은 하느님과 우리 인간의 관계를 아주 생생하고 구체적인 일상의 비유를 통해 설명해 줍니다. 제1독서의 ‘옹기장이와 진흙’, 그리고 복음의 ‘그물과 물고기’ 비유는 내 뜻대로 인생을 쥐고 흔들려는 우리의 완고함을 내려놓고, 주님의 거룩한 손길과 섭리에 온전히 응답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예레미야 예언자를 옹기장이의 집으로 보내십니다. 예레미야가 보니 옹기장이는 물레를 돌리며 정성껏 그릇을 빚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진흙 그릇이 손에서 망가지자, 옹기장이는 낙심하거나 흙을 버리는 대신 자기 눈에 드는 다른 그릇으로 다시 빚어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모습을 통해 이스라엘과 오늘 우리를 향한 당신의 절대적인 주권을 선포하십니다.
“이스라엘 집안아,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이 옹기장이처럼 너희에게 할 수 없을 것 같으냐? 이스라엘 집안아, 옹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처럼 너희도 내 손에 있다”(예레 18,6). 참으로 위로가 되면서도 엄숙한 말씀입니다. 우리 인생의 진정한 주인은 내가 아니라 하느님이십니다. 진흙 스스로가 "나는 이런 모양의 그릇이 될 거야" 하고 고집을 부릴 수 없듯이, 피조물인 우리 역시 하느님의 원대한 계획을 앞설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거나 고통스러운 순간을 맞이할 때 하느님을 원망하곤 합니다.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옹기장이이신 하느님은 우리를 파괴하기 위해 깨뜨리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아름답고 단단한 하늘나라의 명품 그릇으로 만드시기 위해, 우리의 모나고 이기적인 부분을 은총의 손길로 다시 주무르고 계시는 과정일 뿐입니다.
주님의 손길에 나를 온전히 맡긴 영혼들은 오늘 복음이 말하는 하늘나라의 ‘좋은 물고기’가 되어갑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 비유의 마지막으로 ‘그물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물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습니다. 그물이 가득 차면 어부들은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립니다.
주님의 교회와 이 세상이라는 넓은 바다에는 선인과 악인, 좋은 고기와 나쁜 고기가 섞여 살아갑니다. 하느님은 지금 당장 심판하지 않으시고, 그물이라는 은총의 울타리 안에서 모두가 함께 성숙하기를 기다려 주십니다. 그러나 세상 종말이라는 ‘수확의 때’가 오면, 천사들이 와서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던질 것이라고 주님은 엄중히 경고하십니다.
오늘 주님은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너희는 지금 주님의 그릇에 담길 ‘좋은 물고기’로 성장하고 있느냐, 아니면 버려질 ‘나쁜 물고기’의 상태로 머물러 있느냐?”. 좋은 물고기는 주님의 말씀을 마음의 창고에 소중히 간직하고, 그것을 삶의 자리에 구체적인 사랑으로 풀어나가는 영혼들입니다.
우리는 모두 주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내가 주님의 손에서 도망치려 할 때 우리 인생은 그저 망가진 진흙더미가 될 뿐입니다. 오늘 하루, 미래에 대한 걱정을 옹기장이 주님의 손에 온전히 맡겨드립시다. “주님, 저를 당신의 뜻대로 빚어주소서. 아프고 깎여나가는 순간이 있을지라도 당신의 선하심을 믿나이다”라고 고백합시다. 주님의 다정한 손길이 오늘 여러분의 상처를 어루만지시어, 마침내 하늘나라의 기쁨을 가득 담는 가장 존귀하고 복된 그릇으로 완성해 주실 것입니다.
“옹기장이이신 주 하느님, 저희가 제 삶의 주인인 양 고집을 부리고, 당신의 지혜로운 손길을 거부하며 제 뜻대로만 살려 했던 완고함을 용서하소서. 저희 삶이 비록 깨어지고 일그러졌을지라도, 당신의 무한한 자비로 저희를 다시 아름답게 빚어주실 것을 믿나이다. 오늘 저희가 주님의 그물 안에서 날마다 말씀으로 새로워지게 하시고, 마지막 날에 기쁘게 당신 나라의 그릇에 담기는 좋은 자녀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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