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7월 24일 연중 제16주간 금요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며칠 전 우리에게 들려주셨던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친절하고 명확하게 해설해 주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삶에서 왜 어떤 이에게는 100배의 기적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지, 그 영적인 비밀을 아주 구체적으로 짚어주십니다. 예수님은 씨앗이 떨어진 네 가지 밭을 우리 영혼의 상태에 비유하십니다.
- 첫째는 길바닥 같은 마음입니다. 말씀을 들어도 도무지 깨닫지 못하는 이들입니다. 신앙생활을 형식적으로 오래 하다 보니 마음이 단단한 아스팔트처럼 굳어버린 상태입니다. 말씀이 마음 표면에만 머물러 있으니, 악마가 와서 그 기억과 감동을 쉽게 낚아채 갑니다.
- 둘째는 돌밭 같은 마음입니다. 말씀을 들을 때는 "은혜받았다"며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마음에 깊이가 없어, 신앙 때문에 조금만 손해를 보거나 집안에 시련(환난과 박해)이 닥치면 이내 서운해하고 실망하여 쓰러지고 맙니다. 뿌리가 얕기 때문입니다.
- 셋째는 가시덤불 같은 마음입니다. 오늘날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앓고 있는 영적 질병입니다. 성당에 앉아있으면서도 머릿속은 온통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마태 13,22)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보다 세상의 근심이 더 크다 보니, 말씀의 기운이 숨이 막혀 자라지 못합니다.
- 넷째는 좋은 땅입니다. 말씀을 귀담아듣고 깊이 깨달아, 삶 속에서 묵묵히 실천하는 영혼입니다. 이들의 삶에서는 반드시 서른 배, 예순 배, 백 배의 아름다운 사랑의 열매가 맺힙니다.
때로는 내 마음이 가시덤불이나 돌밭 같아 보여 낙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우리를 방치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배반했던 백성들에게 이렇게 약속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내 마음에 드는 목자들을 보내 리니, 그들이 너희를 지식과 슬기로 돌볼 것이다”(예레 3,15).
참된 목자는 굳어버린 양들의 마음 밭을 말씀의 쟁기로 갈아엎고, 영혼의 돌멩이를 골라내 주는 이들입니다. 우리에게는 영원한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이 계시고, 그분의 대리자인 사제들이 있으며, 무엇보다 우리 안에서 매 순간 마음을 부드럽게 일구어주시는 성령께서 계십니다. 그러니 내 마음이 거칠다고 해서 결코 절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말씀의 씨앗은 이미 매일의 미사와 기도를 통해 우리 마음에 풍성하게 뿌려지고 있습니다. 씨앗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관리입니다. 오늘 하루,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세상 걱정의 가시덤불을 주님의 십자가 앞에 내던집시다. 잠시 침묵 중에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마음의 돌멩이들을 골라냅시다. 주님의 자비가 굳어진 여러분의 마음을 촉촉이 적셔주시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 좋은 땅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착한 목자이신 주님, 저희가 매일 당신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세상의 근심과 욕심에 사로잡혀 은총의 싹을 잘라버렸던 나약함을 용서하소서. 저희 안의 완고한 돌멩이를 골라내 주시고, 영혼을 숨 막히게 하는 가시덤불을 성령의 불로 태워주소서. 오늘 성 사르벨리오 마클루프의 전구를 청하오니, 저희가 침묵 중에 당신을 만나 마음의 밭을 옥토로 일구고, 서른 배, 예순 배, 백 배의 기쁨을 맺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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