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7월 20일 연중 제16주간 월요일
새로운 한 주간을 시작하는 오늘, 성경 말씀은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어떤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종종 눈에 보이는 기적이나 화려한 축복만을 바라며 하느님을 찾곤 하지만, 주님께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은 외적인 형식이 아닌 ‘삶의 변화’와 ‘겸손한 동행’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미카 예언자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과 일종의 ‘법정 공방’을 벌이십니다. 하느님은 이집트 종살이에서 그들을 구해내고 광야를 거쳐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셨으나, 백성들은 그 은혜를 잊고 하느님과 멀어졌습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백성들은 번제물이나 엄청난 양의 제물, 화려한 종교 의식으로 하느님의 마음을 사려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미카 예언자의 입을 통해 구약 성경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신앙의 본질’을 선포하십니다.
“사람아, 무엇이 착한 일이고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그분께서 너에게 이미 말씀하셨다. 공정을 실천하고 신의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느님과 함께 걷는 것이 아니냐?”(미카 6,8)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은 화려한 제물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일상입니다. 세상에서 정의롭게 살고(공정),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풀며(자애), 내 고집을 내려놓고 주님의 손을 잡는 것(겸손한 동행)이야말로 하느님을 감동시키는 참된 예배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본질을 놓친 채 겉모습에만 집착하는 이들이 등장합니다. 이미 수많은 기적을 목격하고도 예수님을 시험하며 더 자극적인 표징을 요구하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주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악하고 절개 없는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구나! 그러나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마태 12,39).
요나가 물고기 배 속에서 사흘 만에 살아나 니네베를 회개시켰듯이,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죽음과 부활이라는 결정적인 표징으로 인류를 구원하실 것입니다. 주님은 코앞에서 더 크신 분의 말씀을 듣고도 회개하지 않는 이들을 꾸짖으시며, 말씀 한마디에 온 고을이 단식하며 회개했던 니네베 백성과 지혜를 찾아 땅끝에서 온 남방 여왕의 열정을 본받으라고 촉구하십니다.
우리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우리 역시 바리사이들처럼 나만의 조건부 표징을 요구하며 주님을 시험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지만 눈을 들어보면 우리는 이미 과분할 정도의 기적 속에 살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생명의 기적, 성체성사를 통해 하느님이 내 안에 들어오시는 사랑의 기적, 그리고 대가 없는 용서와 자비가 이미 우리 곁에 가득합니다. 주님은 더 이상의 기적 쇼를 보여주지 않으십니다. 이제는 우리가 그 말씀에 응답하여 회개할 때입니다.
신앙은 하느님을 이용해 내 소원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느님의 뜻에 맞추어 변화되는 것입니다. 거창한 무언가를 바치려 애쓰기보다, 오늘 내 곁에 있는 지친 가족의 손을 잡아주고 작은 이기심을 내려놓는 ‘삶의 회개’를 봉헌합시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최고의 제물입니다.
사랑과 공정의 주님, 저희가 눈앞의 화려한 기적만을 좇으며 이미 베풀어 주신 수많은 은총을 알아보지 못했던 어리석음을 용서하소서. 거창한 형식보다 ‘공정과 자애와 겸손’을 원하신다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게 하소서. 오늘 저희가 머무는 삶의 자리에서 이웃을 사랑하고 나를 낮춤으로써, 매 순간 당신과 기쁘게 동행하는 참된 제자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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