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7월 13일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새로운 한 주간을 시작하는 오늘, 성경 말씀은 안일함과 타성에 젖어 있는 우리의 신앙을 사정없이 흔들어 깨웁니다.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알맹이 없는 화려한 종교 의식을 향해 분노를 터뜨리시고,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가짜 평화를 깨뜨리는 ‘칼’을 주러 오셨다고 선언하십니다. 이 두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적당히 타협하는 신앙'을 버리고, '치열하게 삶으로 살아내는 신앙'을 선택하라고 강력하게 요청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가 고발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종교 생활은 겉보기에는 나무랄 데 없이 완벽했습니다. 그들은 수많은 제물을 바쳤고, 축제 때마다 성전에 모였으며, 두 손을 높이 들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성전 문을 나선 그들의 일상에는 불의와 착취, 그리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무관심이 가득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위선적인 예배를 향해 매몰차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이제 숫양의 번제물과 살진 짐승의 굳기름에는 물렸다. 너희가 팔을 벌려 기도할지라도 나는 너희 앞에서 내 눈을 가려 버리리라. 너희의 손은 피로 가득하다"(이사 1,11-15 참조)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단순히 성전 마당만 밟고 가는 형식적인 발걸음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일상 그 자체와 삶의 지향을 원하십니다. "너희 자신을 씻어 깨끗이 하여라. 내 눈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들을 치워 버려라. 악행을 멈추고 선행을 배워라. 공정을 추구하고 억압받는 이를 보살펴라"(이사 1,16-17). 삶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 신앙은 하느님을 감동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그분을 모욕하는 일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두려운 마음으로 되새겨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깨뜨리는 충격적인 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마태 10,34). 평화의 임금으로 오신 주님께서 왜 ‘칼’을 주러 오셨다고 하셨을까요? 여기서 칼은 자르는 도구, 곧 ‘분별과 절단’을 의미합니다. 주님이 말씀하시는 평화는 불의와 적당히 타협하여 얻는 조용한 안일함이나, 죄를 짓고 있으면서도 "좋은 게 좋은 거지"라며 덮어두는 가짜 평화가 아닙니다. 참된 복음이 우리 삶에 들어오면, 우리는 세상의 가치관과 결별해야 하는 영적 전쟁을 치러야만 합니다. 심지어 가장 가까운 관계일지라도 하느님의 뜻보다 인간적인 정이나 세상적 이익을 앞세운다면, 과감하게 복음의 칼로 그 집착을 잘라내야 합니다. 주님보다 더 사랑하는 그 어떤 것도 결국 우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마태 10,38-39). 내 뜻대로 살고 싶은 이기심을 죽이고, 매일 나에게 주어지는 삶의 무게와 책임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의 십자가’입니다. 세상의 눈으로 보면 손해를 보고 바보처럼 사는 것 같지만, 그렇게 주님 때문에 내 고집과 목숨을 내려놓을 때, 우리 영혼은 비로소 하느님이 주시는 참된 생명과 자유를 맛보게 됩니다.
신앙은 단순히 내 마음에 위안을 주는 취미 생활이 아닙니다. 내 안의 악행을 멈추고, 세상의 유혹을 잘라내며, 매일 나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치열한 선택입니다. 오늘 하루, 내 손에 묻은 이기심과 불의의 때를 주님의 자비로 깨끗이 씻어냅시다. 그리고 내 삶의 자리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향해 따뜻한 선행을 베풀어 봅시다. 그리하여 오늘 이사야 예언자가 선포한 ‘하느님이 참으로 기뻐하시는 예배’를 우리의 온 삶으로 봉헌하는 복된 날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공정하고 자비로우신 주님, 저희가 입술과 형식으로만 당신을 공경하고, 삶 속에서는 불의와 타협하며 이웃을 외면했던 위선을 용서하소서. 복음의 칼을 저희에게 주시어, 저희 안의 헛된 집착과 죄의 유혹을 과감히 잘라내게 하소서. 오늘 저희에게 주어진 저마다의 십자가를 사랑으로 짊어지게 하시고, 세상의 안락함이 아닌 당신이 주시는 참된 생명의 길을 걷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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