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6월 8일 연중 제10주간 월요일
행복의 역설
연중 제10주간을 시작하는 오늘, 전례의 말씀은 우리가 세상이 말하는 가변적인 행복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보장하시는 영원한 행복에 뿌리를 내려야 함을 가르쳐 줍니다. 하나는 광야에서 오직 하느님께만 의탁했던 엘리야 예언자의 모습이며, 다른 하나는 예수님께서 산 위에서 선포하신 진복팔단(참된 행복)의 신비입니다.
제1독서의 엘리야 예언자는 불의에 맞서 가뭄을 선포한 뒤, 주님의 말씀에 따라 크릿 시냇가로 피신합니다. 그곳은 인간적인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고립된 장소였으나, 하느님께서는 까마귀를 통해 아침저녁으로 그를 먹이셨습니다. 엘리야의 광야는 철저한 의탁이 실현되는 곳이었습니다. 우리 삶에도 경제적 결핍이나 관계의 고립과 같은 광야의 시기가 찾아오지만,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끼는 그 순간에도 하느님의 까마귀는 이미 우리를 향해 날아오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참된 행복에 대해 가르치시며 세상의 가치관과는 정반대의 길을 제시하십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내 안에 하느님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고백하는 겸손한 사람이며 이 사람이 하늘나라를 얻습니다. 슬퍼하는 사람은 자신의 죄와 세상의 아픔에 함께 눈물 흘림으로써 하느님의 위로를 받습니다. 박해를 받는 사람은 옳은 일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기에 오히려 진정한 승리자입니다. 주님께서 선포하신 행복은 특정한 조건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해 마음을 여는 방향 그 자체입니다. 지금 비록 부족하고 눈물 흘릴지라도 하느님을 향해 걷고 있다면, 우리는 이미 행복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행복을 위해 무언가를 더 소유하려 애쓰지만, 주님은 오히려 비우라고 권고하십니다. 내 욕심을 비워낸 그 빈자리에 비로소 하느님의 위로와 자비, 평화가 들어차기 때문입니다. 진복팔단의 말씀은 우리가 달성해야 할 높은 목표가 아니라, 고통받는 우리를 향해 건네시는 주님의 다정한 사랑의 편지입니다. "얘야, 네가 지금 슬프고 가난해도 괜찮다.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너는 이미 행복한 사람이단다"라고 속삭이시는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 봅시다.
오늘 하루, 내 처지를 비관하기보다 내 안에 계신 하느님 때문에 미소 지어 봅시다. 우리가 마음을 비우고 주님을 모실 때, 우리 삶은 이미 하늘나라의 풍성한 잔칫상이 될 것입니다. “주님, 저희가 세상의 화려한 행복에 눈멀지 않게 하소서. 엘리야처럼 광야에서도 당신의 돌보심을 신뢰하게 하시고, 주님이 약속하신 참된 행복의 길을 걸으며 슬픔 속에서도 기쁨을 발견하는 신앙인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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