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6월 13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어머니의 마음

어제 우리는 우리를 위해 터져버린 예수 성심의 뜨거운 사랑을 묵상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아들의 마음을 세상에서 가장 깊이 닮았으며 그 사랑을 온전히 품어 안으신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을 기념합니다. 오늘 전례의 말씀은 성모님의 마음이 어떤 고통과 신비 속에서도 어떻게 하느님을 향한 기쁨으로 승화되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구원의 기쁨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니 신랑이 관을 쓰듯 신부가 패물로 단장하듯 그분께서 나에게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 주셨기 때문이다"(이사 61,10). 이 고백은 성모님의 노래인, 마니피캇과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성모님의 마음이 '티 없이 깨끗하다'는 것은 단순히 죄가 없다는 교리적 정의를 넘어, 그 마음의 중심에 오직 하느님만을 모셨기에 세상의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순수한 기쁨이 머물러 있음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 입혀주신 구원의 옷을 입은 성모님의 마음은 우리 영혼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아름다운 정원과도 같습니다.

오늘 복음은 소년 예수님을 성전에서 잃어버렸다가 사흘 만에 되찾은 부모의 애타는 심정을 전합니다.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라는 성모님의 말씀에는 인간적인 고통과 당혹감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그러나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라는 예수님의 대답은 여전히 신비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때 성모님은 화를 내거나 따지기보다 침묵을 선택하셨습니다. 성경은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루카 2,51)라고 기록합니다. 성모 성심의 위대함은 바로 이 '간직함'에 있습니다. 가슴을 찌르는 예언과 아들의 이해하기 힘든 행동까지도 기도의 그릇에 담아 삭여내셨기에, 성모님은 훗날 십자가 아래에서도 끝까지 서 계실 수 있는 영적인 힘을 얻으셨습니다.

성모 성심을 공경한다는 것은 우리 마음도 성모님을 닮아 정결해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늘 걱정, 미움, 비교, 탐욕으로 복잡합니다. 성모님은 우리에게 이해할 수 없는 시련이 닥칠 때, 당장 답을 찾으려 조급해하기보다 하느님의 시선으로 그 일을 바라보며 기도의 그릇에 간직하라고 가르치십니다. 성모님의 마음이 깨끗한 이유는 고통이 없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수많은 칼에 찔리는 아픔 속에서도 그 모든 것을 하느님께 대한 절대적인 신뢰로 덮으셨기에 그 마음이 티 없이 깨끗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우리 자신을 돌아봅시다. 나는 삶의 고통과 의문들을 불평으로 쏟아버리고 있습니까, 아니면 성모님처럼 기도의 그릇에 간직하고 있습니까?. 오늘 하루 성모님의 손을 잡고 우리 마음의 방을 정돈해 봅시다. 불필요한 미움은 비우고 주님이 주신 은총은 소중히 간직할 때, 우리 삶에서도 구원의 꽃이 피어날 것입니다.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이여, 저희의 마음을 당신의 마음과 같게 하소서. 고통 중에도 하느님의 선하심을 믿으며, 이해되지 않는 순간에도 주님의 뜻을 마음에 간직하는 지혜를 주소서. 그리하여 저희 영혼이 오직 하느님 안에서만 기뻐 뛰게 하소서.” 아멘.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묵상] 2025년 10월 14일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묵상] 2026년 1월 8일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묵상] 2025년 12월 2일 대림 제1주간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