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6월 12일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

 

조건 없는 초대

오늘은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무한하고 뜨거운 사랑을 상징하는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입니다. 우리를 위해 터져버린 예수님의 심장 박동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분의 가슴 속 깊은 사랑이 우리를 어떻게 살리는지 묵상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내가 과연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가'라며 스스로를 의심하곤 합니다. 그러나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이 선택된 이유는 그들이 특별히 잘났거나 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오직 "주님께서 그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신명 7,8 참조)입니다. 사랑의 근거가 우리에게 있지 않고 하느님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복음의 핵심입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증명해내서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자체가 사랑이시기에 우리를 아끼시는 것이며, 예수 성심은 바로 이러한 조건 없는 선택의 완결판입니다.

요한 사도는 신앙의 정수를 이렇게 선포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1요한 4,8). 하느님은 사랑을 단순히 소유하신 분이 아니라 사랑 그 자체이신 분입니다. 그 사랑이 너무나 커서 외아들을 속죄 제물로 보내셨고, 예수님의 심장에서 흘러나온 피와 물은 온 인류를 씻어내는 강물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비로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은 우리 안에 살아 숨 쉬게 되며, 예수 성심은 우리가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가장 뜨거운 교과서가 됩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성과를 내고 완벽해지며 남보다 앞서라고 다그치지만, 그 무게에 짓눌린 우리를 향해 주님은 다정히 말씀하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 주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온유하고 겸손한 심장 곁을 내어주십니다. 그분 곁에서는 나를 증명하거나 잘 보일 필요 없이, 그저 주님의 심장 박동에 내 호흡을 맞추며 쉬기만 하면 됩니다. 혼자 메는 짐은 고통이지만, 주님과 함께 사랑으로 메는 멍에는 기쁨과 가벼움이 됩니다.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요? 나는 삶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려 애쓰다 영혼이 지쳐버리지는 않았습니까? 또한 나는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 내 곁의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쉴 곳이 되어주고 있습니까? 창에 찔려 열린 예수 성심의 틈은 우리를 향해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그곳은 세상의 비난이 닿지 않는 피신처이자 상처 입은 영혼이 새살을 돋우는 치유의 방입니다. 오늘 하루, 복잡한 생각은 잠시 내려놓고 "사랑한다, 내가 너를 안다, 여기서 쉬어라"라고 속삭이시는 주님의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여 봅시다.

“지극히 온유하신 예수 성심이여, 저희의 마음을 당신의 마음과 같게 하소서. 지치고 병든 저희 영혼이 당신 곁에서 참된 안식을 얻게 하시고, 당신께 받은 그 뜨거운 사랑으로 저희 또한 세상을 치유하는 사랑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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