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5월 9일 부활 제5주간 토요일

 

성령의 이끄심에 대한 순종

오늘 우리는 선교의 지평을 넓혀가는 사도 바오로의 역동적인 모습과, 그 길 위에서 마주하게 될 세상의 차가운 시선에 대한 주님의 예고를 함께 듣습니다. 신앙의 길은 때로 내가 계획한 대로 풀리지 않기도 하고, 때로는 이유 없는 미움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전례는 그 모든 순간 속에 하느님의 더 큰 계획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제2차 선교 여행을 떠나며 아시아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고 싶어 했지만, 성령께서는 그 길을 막으십니다. 비티니아로 가려 했을 때도 "예수님의 영께서 허락하지 않으셨다"(사도 16,7)고 성경은 전합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계획이 좌절될 때 불행하다고 느끼기 쉽지만, 바오로는 자신의 고집을 꺾고 성령의 인도에 온전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러자 밤에 "마케도니아로 건너와 저희를 도와주십시오"(사도 16,9)라는 환시가 나타납니다. 성령께서 바오로의 길을 막으신 이유는 복음이 아시아를 넘어 온 세상으로 뻗어 나가게 하려는 하느님의 거대한 설계 때문이었습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이 사실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결정적인 순간일 수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예수님은 오늘 아주 냉혹한 현실을 말씀하십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요한 15,18). 우리가 주님의 가르침대로 정직하게 살고 용서하며 살려 할 때, 세상은 우리를 반기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에 속하지 않고 주님께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빛이 들어오면 어둠 속의 추함이 드러나듯, 그리스도인의 거룩한 삶은 세상의 이기심과 부조리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신앙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나 소외감은 우리가 주님의 길을 제대로 걷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이자 훈장입니다.

예수님은 박해를 당연하게 여기라고 하십니다. 주님이신 그분도 박해를 받으셨는데, 제자인 우리가 안락함만을 바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미움은 결코 우리를 패배시키지 못합니다. 주님께서 이미 세상을 이기셨고, 우리 곁에는 성령이라는 든든한 보호자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바오로가 성령의 인도에 따라 낯선 마케도니아로 발을 내디뎠듯이, 우리도 세상의 시선에 굴하지 않고 주님이 부르시는 곳으로 당당히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나는 내 계획이 틀어졌을 때 원망합니까, 아니면 성령의 또 다른 부르심을 찾습니까? 세상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에만 연연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신앙인은 세상의 박수 소리가 아니라 성령의 속삭임에 춤추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하루,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면 잠시 멈추어 "주님, 제가 어디로 가기를 원하십니까?"라고 물어보십시오. 세상이 나를 이해해주지 않아 외로울 때, 나보다 먼저 그 길을 걸으신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십시오. 그분께서 여러분의 손을 잡고 새로운 희망의 땅으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주님, 저희가 내 고집을 내려놓고 성령의 세밀한 인도에 순명하게 하소서. 세상의 미움과 유혹 앞에서도 굳건히 서서, 오직 당신의 이름만을 증언하는 용기 있는 제자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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