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5월 30일 연중 제8주간 토요일

 

믿음의 집을 짓는 법

부활 시기를 지나 연중 시기의 첫 주간을 마무리하는 토요일입니다. 오늘 제1독서인 유다 서간은 짧지만 강력한 권고로 우리를 일깨웁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때로는 신앙의 근간을 흔드는 목소리들이 들려오지만, 그럴수록 우리가 돌아가야 할 자리는 명확합니다.

유다 서간의 저자는 우리에게 이렇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은 지극히 거룩한 믿음을 바탕으로 성장해 나아가십시오"(유다 20). 건물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화려한 외벽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기초입니다. 우리 삶의 기초는 무엇이어야 할까요? 세상의 정보나 유행 혹은 나의 감정이 아니라, 사도들로부터 전해 내려온 거룩한 믿음이어야 합니다. 이 믿음의 기초가 단단할 때, 우리는 어떤 시련의 바람이 불어도 무너지지 않는 영적인 집을 가꿀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내 안의 영적인 집을 잘 가꿀 수 있을까요? 오늘 독서는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 두 가지를 제시합니다. 첫째, 성령 안에서 기도하십시오. 기도는 내 욕심을 하느님께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숨결에 나를 맡기는 것입니다. 내 힘으로 버겁다면 성령께 도움을 청하십시오. 둘째,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십시오. 우리가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는 이유는 하느님의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 사랑 밖으로 자꾸 나가려 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자비로운 품 안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않겠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께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느냐?"며 따져 묻습니다. 그들은 믿음의 기초를 닦기보다 권위와 논쟁에만 몰두했습니다. 반면, 유다 서간은 우리에게 "의심하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십시오"(유다 22)라고 말합니다. 진정한 신앙의 권위는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랑에서 나옵니다. 불에서 끌어내어 구원해 주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주님의 권한을 삶으로 증명하는 길입니다.

한 주간을 돌아보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어떻게 가꾸어 왔을까요? 혹시 복음의 권력자들처럼 남을 판단하고 내 권한을 주장하는 데 시간을 쓰지는 않았나요? 주님은 우리를 넘어지지 않게 지켜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믿음의 기초 위에 서 있기만 한다면, 그분은 우리를 흠 없는 사람으로 만드시고 당신의 영광 앞에 기쁘게 세워주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내 영혼의 정원을 성령의 기도로 가꾸어 봅시다. 그리고 나보다 더 흔들리는 이웃이 있다면, 비난의 목소리 대신 자비의 손길을 내밀어 봅시다. 그것이 바로 한 주간을 거룩하게 마무리하고, 내일 맞이할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로 나아가는 가장 아름다운 준비입니다.

“주님, 저희가 썩어 없어질 세상 지식이 아니라 거룩한 믿음 위에 인생을 설계하게 하소서. 성령 안에서 깨어 기도하게 하시고, 당신의 사랑 안에서 저희 자신을 지키며, 이웃에게 자비를 베푸는 참된 신앙인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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