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5월 16일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예수님의 이름

부활 제6주간을 마무리하는 오늘, 우리는 복음 전파를 위해 서로 돕고 배우는 사도들의 모습과 우리 기도의 가장 강력한 열쇠인 '예수님의 이름'에 대해 묵상합니다. 신앙은 홀로 독주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채워가는 여정이며, 그 중심에는 늘 주님과의 대화가 있어야 함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요한 16,23)라고 약속하십니다. 여기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도 끝에 붙이는 주문 같은 문구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주님의 마음과 뜻에 온전히 합치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한 청탁이 아니라 주님이 원하시는 사랑과 평화 그리고 하느님 나라를 위해 마음을 정렬할 때, 아버지는 우리를 당신 아드님의 친구로 보시고 기쁘게 응답해 주십니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라는 이 보증은 우리의 기도가 결국 충만한 기쁨으로 귀결될 것임을 약속합니다.

제1독서에 등장하는 아폴로는 언변이 좋고 성경에 정통한 열정적인 전도사였지만, 예수님에 대한 지식에는 아직 빈틈이 있었습니다. 이때 평범한 평신도 부부인 브리스킬라와 아퀼라는 그를 비난하거나 무시하는 대신, 조용히 데려다가 “하느님의 길을 더 정확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사도 18,26 참조). 여기서 우리는 유식한 학자였음에도 평범한 부부의 조언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인 아폴로의 겸손과, 상대의 열정에 진리의 빛을 더해준 부부의 지혜를 봅니다. 우리 공동체 안에서도 서로의 부족함을 탓하기보다 각자의 은사를 존중하며 함께 진리를 채워가는 배움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기도의 근거가 “바로 아버지께서 너희를 사랑하신다”(요한 16,27)는 하느님의 사랑에 있음을 분명히 하십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마음을 억지로 돌리려는 고된 노동이 아닙니다. 우리가 주님을 사랑하고 그분이 하느님께로부터 오셨음을 믿기에, 하느님은 이미 우리를 소중한 자녀로 대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기도는 나를 이미 사랑하시는 아버지의 품 안에서 나누는 다정하고 편안한 대화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나의 기도는 내 욕심을 채우는 도구입니까, 아니면 예수님의 이름(뜻)에 합당한 간구입니까?. 나는 공동체 안에서 아폴로처럼 다른 이의 조언을 경청할 줄 아는 겸손한 마음을 가졌습니까?. 주님은 승천하시어 아버지께 돌아가시지만, 우리에게는 기도라는 강력한 통로와 성령이라는 보호자를 남겨주셨습니다. 오늘 하루, 내 생각보다 크신 하느님의 계획을 신뢰하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청하고, 겸손하게 이웃과 사랑을 나눕시다.

“주님, 저희가 당신의 이름으로 청하는 법을 배우게 하소서. 내 뜻이 아니라 당신의 뜻이 제 삶에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게 하시고, 공동체 안에서 서로 배우고 돕는 겸손한 제자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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