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5월 14일 성 마티아 사도 축일
하느님의 선택
오늘은 열두 사도 중 유다 이스카리옷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성 마티아 사도를 기억하는 축일입니다. 오늘 전례의 말씀은 우리 인생에서 뜻하지 않게 생기는 빈자리를 하느님께서 어떻게 채우시는지, 그리고 그 선택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이 묵상하게 합니다.
오늘 제1독서는 초대 교회가 겪었던 아픈 공백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의 자리는 공동체에게 큰 상처이자 숙제였으나, 제자들은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하느님의 뜻을 물었습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님, 이 둘 가운데에서 주님께서 뽑으신 한 사람을 가리키시어, 유다가 제 갈 곳으로 가려고 내버린 이 직무, 곧 사도직의 자리를 넘겨받게 해 주십시오"(사도 1,24-25). 사도의 직분은 인간의 투표로 얻는 권력이 아니라, 마음을 꿰뚫어 보시는 하느님의 전적인 선택임을 고백한 것입니다. 마티아는 그렇게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선택된 증인이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마티아뿐만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선언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요한 15,16). 우리는 때로 내가 하느님을 믿기로 결정했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신앙은 주님이 먼저 우리를 점찍으시고 불러주신 것에 대한 응답입니다. 주님이 우리를 뽑으신 이유는 거창한 업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내 사랑 안에 머무르라"는 초대에 응답하여 세상에서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더 이상 주인의 마음을 모르는 종이라 부르지 않고, 모든 것을 공유하는 친구라 부르십니다. 마티아 사도는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곁에서 지켜보며 그분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았던 친구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삶의 무너진 자리, 누군가 떠난 빈자리 혹은 내 영혼의 공허한 자리에 마티아처럼 새로운 은총을 준비하십니다. 우리는 그 빈자리를 보며 슬퍼하기보다, 그곳을 채우실 하느님의 새로운 계획을 기대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 각자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나는 내가 잘나서 주님의 제자가 되었다고 교만해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내 삶의 빈자리를 보며 절망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하느님이 채워주실 은총을 기다리고 있습니까? 마티아 사도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평범한 제자였지만, 하느님의 선택을 받아 교회의 기둥이 되었습니다. 주님은 오늘 여러분의 이름도 알고 계시며, 여러분을 당신의 친구로 부르셨습니다. 오늘 하루, 나를 먼저 선택하신 주님의 사랑에 감사합시다. 그리고 그분께서 주신 단 하나의 계명, "서로 사랑하여라"는 말씀을 실천하며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부활의 기쁨을 풍성히 맺어 갑시다.
“주님, 저희를 당신의 친구로 불러주시고 선택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마티아 사도처럼 저희도 당신 부활의 충실한 증인이 되게 하시고, 저희 삶의 모든 빈자리를 당신의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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