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4월 16일 부활 제2주간 목요일

 

하느님께 주파수 맞추기

오늘 우리는 신앙인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바로 "나는 세상의 소리를 따르는가, 아니면 하늘의 소리를 따르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우리가 마땅히 머물러야 할 자리가 어디인지를 명확히 가르쳐 줍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사도들은 다시 의회에 끌려가 대사제로부터 엄중한 경고를 받습니다. 세상의 권력은 힘과 공포를 이용해 "우리가 당신들에게 그 이름으로 가르치지 말라고 단단히 지시하지 않았소?"(사도 5,28)며 입을 막으려 하지만, 성령으로 가득 찬 사도들은 흔들리지 않는 확신으로 당당하게 대답합니다.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사도 5,29). 이것은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체험한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용기입니다. 우리 삶에서도 돈, 명예, 체면과 같은 세상의 가치가 하느님의 뜻인 사랑과 정의를 가로막는 순간이 오곤 합니다. 그때 우리는 누구의 손을 잡아야 할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위에서 오시는 분'과 '땅에서 나온 자'를 극명하게 대조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믿는다는 것은 더 이상 약육강식이나 무한 경쟁 같은 땅의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하늘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땅의 눈으로 보면 십자가는 비참한 실패이고 양보는 어리석은 손해처럼 보이지만, 하늘의 눈으로 보면 그것은 진정한 승리이자 하늘에 보물을 쌓는 고귀한 일입니다.

요한 복음은 또한 선언합니다.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요한 3,36). 여기서 말하는 '영원한 생명'은 단순히 죽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끊어지지 않는 관계를 맺으며 그분의 숨결 안에서 지금 이 순간을 충만하게 살아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순종하기로 선택하는 그 순간, 우리는 이미 영원한 생명의 신비 속에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우리는 혹시 사람들의 눈치나 평판이 두려워 하느님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걱정보다 '하느님께서 지금 내게 무엇을 바라실까?'라는 질문이 우리 삶의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세상의 소음은 크고 자극적이지만, 하늘의 목소리는 고요하고 평화롭습니다. 오늘 하루,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듯 우리 마음의 채널을 하느님께 고정해 보십시오. 비록 세상이 우리를 비난할지라도, 하느님께 순종하는 이의 마음에는 세상이 줄 수 없는 부활의 평화가 가득 차오를 것입니다.

“주님, 저희가 세상의 소리에 휘둘리지 않게 하소서. 오직 당신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하늘의 지혜로 오늘을 살아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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