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5년 12월 6일 대림 제1주간 토요일

상처를 싸매 주시는 스승

대림 제1주간의 마지막 날인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마음 깊은 곳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활동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복음은 이렇게 전합니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마태 9,36).

여기서 ‘가엾은 마음’은 단순히 “안됐구나” 하고 혀를 차는 동정이 아닙니다. 원어의 의미를 보면,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아픔’, 곧 상대방의 고통이 내 뱃속까지 전해져 오는 깊은 공감을 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와 질병, 삶의 무게에 짓눌려 시달리는 우리를 보며, 남의 일이 아니라 당신 자신의 아픔처럼 느끼셨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바로 이런 하느님의 사랑을 감동적으로 묘사합니다. "주님께서 당신 백성의 상처를 싸매 주시고 당신의 매를 맞아 터진 곳을 낫게 해 주시는 날"(이사 30,26). 세상의 어떤 의사도, 어떤 권력자도 해줄 수 없는 일입니다. 오직 우리를 창조하신 하느님만이 우리의 가장 깊은 상처, 아무에게도 보이지 못한 채 곪아 터진 마음의 상처를 알아보시고 싸매 주실 수 있습니다. 대림 시기는 바로 이 위대한 의사께서 우리를 방문하시는 시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사랑을 당신 혼자만 간직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제자들을 부르시어, 당신이 가진 치유의 권한을 나누어 주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당부하십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8). 우리는 모두 예수님께 거저 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자격이 있어서 용서받았습니까? 아닙니다. 그분의 자비 덕분입니다. 우리가 대단해서 신앙을 가졌습니까? 아닙니다. 그분의 부르심 덕분입니다. 우리의 생명, 건강, 가족, 모든 것이 그분의 가엾이 여기시는 마음에서 나온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나에게 받은 위로와 치유를 너만 가지고 있지 마라. 앓는 이들, 기가 꺾인 이들, 목자 없이 방황하는 이들에게 다가가 나의 손길이 되어 주어라. 계산하지 말고, 조건 없이, 내가 너에게 했듯이 사랑하여라.”

오늘 하루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기가 꺾여 있는 이웃이 있습니까? 마음의 상처로 신음하는 가족이 있습니까? 우리가 그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배려 하나가 바로 예수님의 가엾은 마음을 전달하는 약손이 됩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이신 주님을 본받아, 우리도 서로의 상처를 싸매 주는 작은 의사로 살아가는 복된 하루가 되기를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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