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6월 25일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흔들리지 않는 반석

오늘 우리는 '무너짐'과 '세워짐'에 대한 두 가지 대조적인 말씀을 마주합니다. 제1독서는 화려했던 예루살렘 성이 무너지고 백성들이 유배지로 끌려가는 비극의 현장을 보여주며, 복음은 어떤 풍랑에도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집을 짓는 비결을 알려줍니다.

오늘 제1독서는 유다 왕국의 처참한 몰락을 전합니다. 젊은 임금 여호야킨과 예루살렘의 모든 지도자, 용사, 기술자들이 바빌론으로 끌려갑니다. 성전의 보물들은 약탈당했고, 도성에는 가난한 이들만 남겨졌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반석이 아니라, 주변 강대국과의 외교나 우상 숭배라는 모래 위에 나라를 세웠기 때문입니다. 겉보기에는 견고해 보였던 성벽도 하느님과의 관계가 끊어지자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우리 인생의 화려한 성취도 하느님 없는 모래 위에 지어진 것이라면, 시련의 바람이 불 때 이처럼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충격적인 말씀을 하십니다. 입으로만 "주님, 주님!" 부른다고 해서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심지어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하고 마귀를 쫓아냈더라도,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지 않는 자들은 주님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자들이라고 선언하십니다. 이것은 신앙이 지식이나 언어의 영역이 아니라 삶과 실천의 영역임을 뜻합니다. 기도는 유창하게 하지만 삶 속에서 용서가 없고, 성경 지식은 해박하지만 가난한 이웃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기초 없이 지은 집과 같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화려한 겉모양(은사)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뿌리내린 순명(실천)을 보십니다.

반석 위에 집을 짓는다는 것은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것'입니다. 갑자기 내리는 비처럼 예상치 못한 불행이 닥치고, 세찬 강물처럼 세상의 유혹이 거세게 들이닥쳐도, 또 강한 바람처럼 주변의 비난과 시련이 몰아쳐도. 반석 위에 지은 집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 기초가 나의 감정이나 세상의 유행이 아니라, 영원히 변치 않는 하느님의 말씀에 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실천하는 것은 때로 힘들고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땅을 깊이 파고 돌을 고르는 수고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수고만이 우리 인생을 안전하게 지켜줍니다.

우리의 모습을 살펴봅시다. 나의 신앙은 입술에만 머물러 있습니까, 아니면 손과 발의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까? 시련이 닥칠 때 나는 원망하며 무너집니까, 아니면 반석이신 주님을 더 깊이 붙듭니까? 오늘은 6.25 전쟁이 발발한 지 76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 민족의 비극적인 역사를 기억하며, 이 땅의 평화 또한 인간의 힘이 아닌 하느님의 정의와 자비 위에 세워지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 거창한 일을 하려 하기보다 주님의 말씀 중 단 한 구절이라도 삶 속에서 실행해 봅시다. "서로 사랑하여라" 하셨으니 먼저 미소를 건네고, "심판하지 마라" 하셨으니 비난의 말을 삼키는 것, 그것이 바로 여러분의 인생을 반석 위에 세우는 소중한 벽돌 한 장이 될 것입니다.

“든든한 반석이신 주님, 저희가 입으로만 당신을 찾는 위선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세상의 화려한 모래성보다 소박하더라도 튼튼한 말씀의 집을 짓게 하시고, 시련의 폭풍우 속에서도 당신의 뜻을 실천하며 흔들림 없는 평화를 누리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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