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4월 27일 부활 제4주간 월요일

 

울타리를 넘는 사랑

어제 성소 주일의 여운을 이어가며,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착한 목자 담화를 다시 한번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오늘 전례는 목자가 양들을 위해 어떻게 자신을 내어주는지, 그리고 그 사랑이 우리가 세운 편견의 울타리를 넘어 어떻게 세상 끝까지 뻗어 나가는지를 보여줍니다.

첫째, 삯꾼의 계산이 아닌 목자의 희생을 기억합시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착한 목자'라고 부르시며 삯꾼과 대비시키십니다. 삯꾼은 오직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기 때문에 이리가 나타나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나지만, 착한 목자는 반대의 모습은 보입니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1). 우리는 세상 속에서 '네가 가치가 있을 때만 너를 돌보겠다'는 조건부 사랑과 계산적인 논리를 수없이 접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주님은 우리가 가장 연약하고 죄 속에 있을 때, 심지어 절망과 죽음이 우리를 덮칠 때조차 우리를 위해 당신의 전부를 던지셨습니다. 부활의 기쁨은 바로 목숨을 건 사랑이 거둔 위대한 승리입니다.

둘째, 우리 마음의 울타리를 허물고 하느님의 넓은 시선을 가집시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매우 중요한 선언을 하십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요한 10,16). 주님의 사랑은 특정 민족이나 이미 믿고 있는 우리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주님은 아직 당신을 모르는 이들, 상처받아 떠난 이들, 심지어 우리와 생각이 다른 이들까지도 모두 '내 양'이라 부르시며 찾아 나서십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베드로 사도가 이방인의 집에서 음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을 때 깨달았던 진리도 이와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방인들에게도 회개의 길을 열어주셨으며 결코 차별하지 않으십니다. 진정한 신앙의 성숙은 내가 세운 심판의 울타리를 허물고, 하느님의 넓은 시선으로 이웃을 바라보는 데 있습니다.

셋째, 목자의 목소리를 따르며 그분의 넓은 마음을 닮아갑시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이 우리를 속속들이 알고 계시듯, 우리도 주님을 더 깊이 알아가야 합니다. 주님을 안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넓은 마음을 우리 삶 속에 실천하는 것입니다. 혹시 나는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울타리 밖의 사람이라며 외면하고 있지는 않나요? 혹은 주님의 양이라고 자처하면서도 정작 내 이익만을 챙기는 삯꾼의 마음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오늘 하루, 내가 그어놓은 마음의 선을 용기 있게 한 걸음만 넘어봅시다. 평소 서먹했던 사람이나 의견 차이로 미워했던 이들에게 먼저 따뜻한 눈길을 건네 보십시오. 우리가 스스로 세운 편견의 울타리를 허물 때, 그곳에서 착한 목자이신 주님께서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를 이루시는 진정한 부활의 기쁨을 우리에게 선사하실 것입니다.

“주님, 저희의 좁은 마음을 넓혀 주소서. 당신께서 목숨 바쳐 사랑하신 모든 양들을 저희도 차별 없이 사랑하게 하소서.” 아멘.



댓글

  1.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 준 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의 건강과 평화를 빕니다.

    답글삭제

댓글 쓰기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묵상] 2025년 10월 14일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묵상] 2026년 1월 8일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묵상] 2025년 12월 2일 대림 제1주간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