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4월 21일 부활 제3주간 화요일
생명의 빵
오늘 우리는 성경에서 가장 비극적이면서도 가장 영광스러운 두 장면을 동시에 마주합니다. 바로 첫 순교자 스테파노의 죽음과, 당신 자신을 생명의 빵으로 선언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이 두 이야기는 '우리가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신앙의 본질을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첫째로, 우리는 고통 속에서도 하늘을 우러러보는 시선을 가져야 합니다. 스테파노 성인은 돌에 맞아 죽어가는 극한의 공포 속에서도 땅을 내려다보며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성경은 그가 "성령이 충만하여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았다"(사도 7,55 참조)고 전합니다. 그는 구름 너머 하느님의 영광과 그 오른편에 서 계신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우리 삶의 문제가 끝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문제 자체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주님께 시선을 고정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우리는 영원히 배고프지 않을 생명의 빵을 갈망해야 합니다. 군중은 조상들이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던 것처럼 눈앞에 보이는 기적만을 요구하며 배부른 배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35). 세상이 주는 인정이나 재물은 우리를 잠시 달랠 뿐이지만, 오직 생명의 빵이신 주님만이 우리 영혼의 근원적인 갈증을 해소하고 우리를 충만하게 하십니다.
셋째로, 이 신앙은 용서를 통해 완성됩니다. 스테파노 성인은 죽음의 순간에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사도 7,60)라고 기도했습니다. 이것은 인간적인 도덕적 결심이 아니라, 주님과 하나 된 사람에게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사랑의 향기입니다. 이 용서의 기도는 훗날 바오로 사도가 되는 사울의 마음속에 부활의 씨앗으로 심겨졌을 것입니다.
성경은 스테파노 성인의 죽음을 "잠들었다"고 표현합니다. 주님을 생명의 빵으로 모신 이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라 평화로운 휴식이며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어떤 시련 속에서도 하늘을 우러러보며 주님이 주시는 생명의 빵으로 넉넉히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주님, 저희가 세상의 허기에 흔들리지 않게 하소서. 당신만이 저희의 유일한 생명의 빵이심을 고백하며, 오늘 하루도 당신의 사랑으로 배부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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