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4월 20일 부활 제3주간 월요일

 

썩지 않는 양식

부활 제3주간을 시작하며 오늘 복음은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직후의 상황을 전합니다. 군중은 예수님을 찾아 호수 건너편까지 쫓아올 정도로 열정적이었지만, 주님은 그들의 마음속 깊은 동기를 꿰뚫어 보시고 일침을 가하십니다.

예수님은 군중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요한 6,26). 군중은 빵이라는 물질적 결과에만 매달렸으나, 기적의 본질은 빵 자체가 아니라 그 빵을 나누어 주시는 분이 바로 생명의 주님이시라는 표징에 있습니다. 우리 역시 하느님 그분 자체보다 그분이 주시는 성공이나 건강 같은 부수적인 복락에만 마음을 뺏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주님은 우리가 썩어 없어질 양식이 아니라, 영원히 배고프지 않을 영적 양식을 갈망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군중의 물음에 예수님은 명확히 대답하십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요한 6,29). 우리는 자꾸 내 힘으로 무언가를 해내서 하느님께 점수를 따려 하지만, 진정한 신앙의 정점은 나를 내려놓고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믿고 그분과 일치할 때, 우리의 평범한 일상은 비로소 하느님의 일이 됩니다.

오늘 제1독서에 등장하는 첫 순교자 스테파노 성인은 이러한 믿음의 힘을 잘 보여줍니다. 그가 모함을 받아 의회에 섰을 때, 성경은 이런 기록을 남깁니다. "최고 의회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모두 스테파노를 유심히 바라보았는데, 그의 얼굴은 천사의 얼굴처럼 보였다"(사도 6,15).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그의 얼굴이 빛났던 이유는 그가 썩지 않는 양식인 부활하신 주님으로 충만했기 때문입니다. 내면이 주님의 사랑으로 채워진 사람은 고통 중에도 평화로운 천사의 얼굴을 갖게 됩니다.

오늘 여러분은 무엇을 얻기 위해 주님을 찾고 있습니까? 혹시 어제의 만족에만 머물러 또 다른 세속적인 욕심만을 구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믿음이라는 진짜 양식을 주고자 하십니다. 썩어 없어질 걱정거리 때문에 어둡게 굳어 있는 얼굴 대신, 우리 안에 계신 주님을 굳게 믿음으로써 내면으로부터 변화되어 세상에 희망을 전하는 삶을 살아갑시다.

“주님, 저희가 눈앞의 이익보다 당신이라는 영원한 양식을 갈망하게 하소서. 저희의 믿음을 굳건히 하시어, 저희 삶이 당신의 현존을 드러내는 빛나는 표징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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