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4월 15일 부활 제2주간 수요일

 

빛으로 나가는 용기

오늘 우리는 성경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아름답고도 핵심적인 구절을 마주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요한 3,16). 이 짧은 문장 안에는 우리가 부활을 기뻐해야 할 모든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첫째로, 하느님의 동기는 심판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종종 하느님을 우리의 잘못을 감시하고 벌을 주는 무서운 심판관으로 오해하곤 하지만, 오늘 복음은 하느님께서 아들을 보내신 목적이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것이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님을 단호하게 선언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어떤 처지에 있든 그분께 돌아와 구원받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짝사랑의 전문가이십니다.

둘째로, 주님은 닫힌 감옥 문을 여시는 분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사도들은 복음을 전하다 감옥에 갇히지만, 주님의 천사는 밤중에 감옥 문을 열고 사도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옵니다. 그리고 “가거라. 성전에 서서 이 생명의 말씀을 모두 백성에게 전하여라”(사도 5,20)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장면은 부활의 능력이 우리를 억누르는 절망, 질병, 죄악, 혹은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 문을 열고 진정한 자유를 선사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셋째로, 빛으로 나오기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빛 앞에 서면 나의 부족함과 부끄러움이 드러나기에 사람들은 흔히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곤 합니다. 하지만 주님의 빛은 우리를 벌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치유하고 깨끗하게 하기 위해 비추는 것입니다. 나의 약점까지도 주님의 빛 앞에 솔직하게 내어놓을 때, 우리는 어둠 속의 고민에서 벗어나 비로소 참된 부활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두 종류의 문을 봅니다. 우리를 가두는 감옥의 문과 하느님이 우리를 위해 열어두신 구원의 문입니다. 세상이 여러분의 마음을 감옥처럼 답답하게 만들더라도,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너무나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이 사랑은 죽음의 권세를 이기고 감옥 문을 부수는 강력한 힘입니다.

오늘 하루, 나를 심판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나를 살리려는 주님의 빛을 향해 고개를 듭시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 우리가 이 사랑을 믿고 빛 속을 걸어갈 때, 우리를 가두었던 모든 감옥 문은 소리 없이 열릴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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