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4월 6일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기쁨을 전하는 바쁜 발걸음

어제 우리는 주님 부활의 장엄한 기쁨을 맞이했습니다. 교회는 오늘부터 팔일 동안을 부활 대축일로 지냅니다. 부활의 신비가 그토록 크고 깊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부활의 아침, 서로 상반된 길을 선택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빈 무덤을 확인한 여자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하며”(마태 28,8) 제자들에게 달려갑니다. 인간의 이성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신비 앞에서 두려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 두려움은 공포가 아니라 하느님의 경이로움에 압도된 거룩한 경외심이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그들에게 나타나 첫마디로 “평안하냐?”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은 우리 삶의 모든 두려움을 기쁨으로 바꾸어 주시는 분입니다. 혹시 여러분을 떨게 만드는 현실의 고통이 있다면, 부활하신 주님의 발을 붙잡았던 여자들처럼, 우리도 기도로 주님의 발치를 굳게 붙듭시다.

오늘 복음에서 여자들은 “서둘러”, “달려갔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부활의 기쁜 소식은 나 혼자 간직할 때보다 타인에게 전하기 위해 발을 뗄 때 더욱 뜨거워집니다. 제1독서의 베드로 사도를 보십시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주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하며 숨어 지냈던 겁쟁이 베드로가, 이제는 유다인들 앞에서 당당하게 “하느님께서 이 예수님을 다시 살리셨고 우리는 모두 그 증인입니다”(사도 2,32)라고 외칩니다. 부활의 체험은 비겁한 사람을 용기 있는 증인으로 변화시킵니다. 우리 역시 오늘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부활의 희망을 전하는 ‘살아있는 발걸음’이 되어야 합니다.

여자들은 기쁨을 전하러 달려갔지만, 무덤을 지키던 경비병들은 수석 사제들에게 달려갔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진실을 마주하고도 회개하기는커녕, 돈으로 군사들을 매수하여 “제자들이 시체를 훔쳐 갔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립니다. 하지만 진실은 빛과 같아서 아무리 가려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돈과 권력으로 잠시 덮을 수는 있어도, 부활의 생명력은 결국 어둠을 뚫고 솟아오릅니다. 우리는 오늘 선택해야 합니다. 마리아들처럼 진실을 전하는 기쁨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경비병들처럼 눈앞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외면하는 어둠의 길을 갈 것인가?

부활은 2천 년 전의 신화가 아닙니다. 오늘 제1독서의 말씀처럼 “당신께서 제 영혼을 저승에 버려두지 않으시고 당신의 거룩한 이에게 죽음의 나라를 아니 보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사도 2,27)라는 확신이 바로 우리의 신앙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 아직도 절망, 미움, 포기와 같은 죽음의 그림자가 남아 있나요? 그 무거운 돌을 치우고 나오신 주님을 믿으십시오.

오늘 하루, 우리도 마리아들처럼 주님의 부활을 전하러 “서둘러 달려가는” 사람이 됩시다. 거창한 선교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지친 동료에게 건네는 따뜻한 커피 한 잔, 가족에게 전하는 “사랑해”라는 말 한마디가 바로 부활하신 주님의 평화를 전하는 일입니다. “하느님, 저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하나이다. 주님께 아뢰나이다. ‘당신은 저의 주님’”(화답송).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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