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3월 6일 사순 제2주간 금요일
내 삶의 진짜 주인
오늘 우리가 들은 말씀들은 참으로 서글픈 이야기들입니다. 형제들에게 버림받고 팔려 가는 요셉의 이야기와 주인에게서 포도밭을 빌려 쓰고도 그 아들까지 죽여버리는 소작인들의 비유가 겹쳐집니다. 이 두 이야기의 공통분모는 인간의 질투와 눈먼 소유욕입니다.
요셉의 형들은 아버지가 요셉만 사랑하는 것을 보고 질투에 눈이 멀었습니다. 그들에게 요셉은 더 이상 사랑하는 동생이 아니라,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자 은전 스무 닢에 팔아치울 수 있는 물건이 되어버렸습니다. 질투가 마음을 지배하면,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못하게 됩니다. 내가 더 돋보이기 위해 누군가를 깎아내리고 있다면, 우리는 지금 은전 스무 닢에 형제를 팔아넘기는 요셉의 형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사순 시기는 내 안에 독초처럼 자라난 질투를 뽑아내는 시기입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소작인들은 포도밭을 가꾸는 관리인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주인의 아들이 나타나자 “저자를 죽여 버리고 우리가 그의 상속 재산을 차지하자”고 모의합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의 건강, 재능, 자녀, 시간 그리고 자연 환경도 사실은 하느님께로부터 잠시 빌려 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이것들을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내 것’이라고 착각하기 시작합니다. 하느님이 내 삶의 주인이심을 잊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그분의 목소리와 사랑을 외면하고 박해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요셉을 버렸지만, 하느님은 그를 이집트의 재상으로 세워 온 가족을 구원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지만, 하느님은 그분을 부활시켜 우리를 구원할 모퉁잇돌로 삼으셨습니다. 인간의 악한 모의와 배신 속에서도 하느님은 ‘구원’이라는 당신의 계획을 끝내 이루어내십니다. 이것이 우리가 고통과 억울함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고 버리는 돌처럼 취급할지라도, 하느님의 손길이 닿으면 가장 중요한 자리에 쓰이는 보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소유욕을 내려놓고 "저는 관리인일 뿐입니다"라고 겸손하게 고백할 때, 우리 삶의 포도밭은 비로소 하느님의 축복으로 풍성해질 것입니다.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마태 21,4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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