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5년 12월 5일 대림 제1주간 금요일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느냐?

대림 시기는 우리 영혼의 눈을 뜨는 시간입니다. 어둠 속에 빛으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어둠 속에 있음을 인정하고 빛을 갈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간절한 외침을 듣습니다. 눈먼 두 사람이 예수님을 따라오며 소리칩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태 9,27). 그들은 앞을 볼 수 없었기에 예수님의 얼굴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영혼의 눈으로 이미 그분이 누구신지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단순한 치유자가 아니라, 이스라엘을 구원할 메시아, ‘다윗의 자손’으로 고백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끈질긴 외침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물으십니다.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마태 9,28). 이 질문은 우리 각자의 심장을 꿰뚫는 질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소원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을 확인하고 싶어 하십니다. “너는 내가 너의 캄캄한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느냐?”, “너는 내가 너의 도저히 용서 안 되는 미움을 사랑으로 녹일 수 있다고 믿느냐?”, “너는 내가 너의 삶을 구원할 힘이 있음을 정말로 믿느냐?” 눈먼 이들은 망설임 없이 대답합니다. “예, 주님!”(마태 9,28).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눈에 손을 대시며 선언하십니다.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마태 9,29).

기적의 열쇠는 예수님의 전능하신 능력과 그 능력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믿음이 만나는 지점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자유로운 동의, 곧 “믿습니다”라는 고백을 통해 우리 삶에 들어오시기를 원하십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메시아가 오시는 날의 기쁨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그날에는 귀먹은 이들도 책에 적힌 말을 듣고 눈먼 이들의 눈도 어둠과 암흑을 벗어나 보게 되리라"(이사 29,18). 이 예언은 2천 년 전 팔레스티나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바로 오늘, 우리의 삶에서 이루어져야 할 예언입니다. 우리는 육신의 눈은 뜨고 있지만, 때로는 걱정과 근심이라는 어둠에 가려 하느님의 섭리를 보지 못합니다. 미움과 편견이라는 암흑에 갇혀 이웃 안에 계신 예수님을 보지 못합니다. 영적으로 눈먼 상태일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오늘 예수님께서는 어둠 속에 있는 우리에게 다가와 물으십니다. “내가 너의 눈을 뜨게 할 수 있다고 믿느냐?” 우리가 세상의 계산을 내려놓고, 오늘 복음의 두 사람처럼 “예, 주님! 당신은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고백할 때, 이사야의 예언처럼 우리의 어둠은 물러가고, 우리는 “거룩한 분 안에서 즐거워하게”(이사 29,19 참조)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내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답답한 문제들이 있다면, 그것을 주님 앞에 솔직히 내어놓으십시오. 그리고 주님의 능력을 의심하지 말고 신뢰하십시오. 주님께서는 우리의 믿음이라는 그릇의 크기만큼 은총을 채워주실 것입니다.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저희가 믿는 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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