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4월 30일 부활 제4주간 목요일

 

겸손과 순명

오늘 우리는 사도 바오로가 행한 첫 번째 공식 설교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직후의 말씀을 함께 듣습니다. 이 두 말씀은 '하느님의 구원 역사는 인간의 겸손과 순명을 통해 완성된다'는 소중한 진리를 향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스라엘의 역사를 요약하며 인간의 업적이 아닌 하느님의 선택과 약속을 강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보잘것없는 노예 민족을 선택하셨고, 그들의 끊임없는 불평 속에서도 광야의 시간을 참아주시며 결국 약속하신 구원자 예수님을 보내주셨습니다. 우리 인생 역시 내가 주인인 것 같지만, 사실은 하느님의 세심한 계획 아래 이끌려가는 거대한 구원 역사의 소중한 한 페이지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스승으로서 친히 종의 모습이 되어 제자들의 발을 닦아주신 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요한 13,16). 우리는 흔히 세상 속에서 대접받고 높아지기를 원하지만, 부활하신 주님을 따르는 이의 진짜 권위는 먼저 허리를 굽혀 상대방의 고단함을 닦아주는 겸손에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낮아질 때 비로소 세상은 우리 안에서 살아계신 예수님을 보게 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당신의 이름을 걸고 세상에 나가는 대사로 보증해 주십니다. 이는 엄청난 특권인 동시에, 우리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정직한 행동이 사람들이 하느님을 만나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주님의 대사로서 겸손하게 행동할 때 사람들은 우리를 통해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신앙은 머리로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발로 뛰며 손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요한 13,17)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하루, 내가 파견된 가정과 직장에서 주님의 대사로서 당당하면서도 겸손하게 살아갑시다. 우리의 작은 섬김이 누군가에게는 하느님을 만나는 기적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주님, 저희가 당신의 구원 역사를 신뢰하게 하소서.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서로의 발을 씻어주는 겸손한 제자가 되어, 세상에 당신의 사랑을 전하게 하소서. 아멘.



댓글

  1. 믿고, 기도하고, 삶으로 보여주는 선교의 하루가 되게 이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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