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1월 14일 연중 제1주간 수요일


신앙인의 필수 자세

오늘 독서와 복음은 신앙인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필수적인 자세를 아주 조화롭게 보여줍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귀’, 이웃을 ‘섬기는 손’ 그리고 하느님과 독대하는 ‘기도하는 무릎’입니다.

첫째, 사무엘의 ‘듣는 귀’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어린 사무엘은 한밤중에 자신을 부르시는 주님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것이 하느님의 소리인 줄 모르고 스승 엘리에게 달려갑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매일 우리 양심을 통해, 성경 말씀을 통해, 때로는 이웃의 입을 통해 우리를 부르십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소음에 묻혀, 혹은 내 생각이 너무 많아 그 세미한 음성을 놓치곤 합니다. 

오늘 사무엘이 배운 기도를 우리 마음에 새깁시다.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1사무 3,10). 우리는 보통 기도할 때 “주님, 들으십시오. 제가 말하겠습니다”라고 하며 내 요구사항만 쏟아내기 바쁩니다. 하지만 참된 기도는 내 입을 다물고 주님의 뜻을 듣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하루, 내 주장을 멈추고 잠시 침묵하며 “주님, 제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십니까?” 하고 물어보십시오.

둘째, 시몬의 장모가 보여준 ‘섬기는 손’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병에 걸린 시몬의 장모를 고쳐주십니다. 예수님께서 다가가 손을 잡아 일으키시자 열이 가셨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다음 장면입니다. “그러자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마르 1,31). 병이 갓 나은 환자라면 “아이고, 이제 살겠네. 좀 더 쉬어야지” 할 법도 한데, 그녀는 즉시 일어나 예수님과 제자들을 위해 봉사했습니다. 이것이 은총을 입은 사람의 특징입니다. 치유와 은총은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라고 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봉사하고 나누라고 주시는 힘입니다. 내가 받은 건강, 재능, 시간으로 이웃을 섬길 때, 그 은총은 비로소 완성됩니다.

셋째, 예수님의 ‘기도하는 무릎’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온갖 병자들을 고치시느라 밤늦도록 쉴 틈이 없으셨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예수님께 환호했습니다. 인기 절정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에 외딴곳으로 가시어 기도하셨습니다. 제자들이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마르 1,37) 하며 들이닥쳤을 때, 예수님은 인기에 영합하여 그곳에 안주하지 않으시고 쿨하게 말씀하십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마르 1,38).

기도는 우리가 성공이나 인기에 취하지 않게 해줍니다. 기도는 내가 가야 할 길과 사명을 잃지 않게 해주는 나침반입니다. 예수님조차 바쁜 사목 활동 중에 기도로 에너지를 충전하셨다면, 우리에게 기도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필수 조건입니다.

오늘 하루 이 세 가지 동작을 기억하며 살아봅시다.

  1. 귀를 여십시오: “말씀하십시오. 종이 듣고 있습니다.”

  2. 손을 펴십시오: 받은 은총으로 가족과 동료를 섬기십시오.

  3. 무릎을 꿇으십시오: 바쁠수록 잠시 멈추어 기도의 숨을 쉬십시오.

이 거룩한 리듬이 여러분의 오늘 하루를 생기 넘치게 할 것입니다. 아멘.

댓글

  1.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준 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의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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