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5월 4일 부활 제5주간 월요일

 

성령께 귀 기울이기

오늘 우리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장면을 마주합니다. 하나는 인간의 화려한 찬사와 오해 속에 놓인 사도들의 모습이며, 다른 하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가르치시고 지키시는 성령에 대한 주님의 약속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리스트라에서 태생 앉은뱅이를 치유하는 기적을 일으킵니다. 이를 본 군중은 열광하며 사도들을 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로 떠받들고 제물을 바치려 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취할 법한 달콤한 유혹의 순간이었지만, 사도들은 옷을 찢으며 군중 속으로 뛰어들어 외칩니다. “여러분, 왜 이런 짓을 하십니까? 우리도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입니다”(사도 14,15). 사도들은 기적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역시 선한 일을 하고 칭찬을 받을 때, 그 영광을 주님께 돌려드리는 겸손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스카리옷이 아닌 다른 유다는 "주님, 저희에게는 주님 자신을 드러내시고 세상에는 드러내지 않으시겠다니 무슨 까닭입니까?"(요한 14,22)라고 묻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명확하게 답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한 14,23). 하느님은 강압적으로 당신을 증명하시는 분이 아니라, 사랑으로 말씀을 실천하는 이들의 삶 속에 조용히 깃드시는 분입니다. 세상은 화려한 증거를 원하지만, 신앙인은 내 삶 속에 조용히 찾아오시는 주님의 현존을 먹고 삽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으시고 성령을 약속하셨습니다. 성령께서 하시는 가장 중요한 일은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하시는 것”(요한 14,26 참조)입니다. 우리는 고난이 닥치면 부활의 희망을 잊고, 미움이 생기면 용서의 계명을 잊곤 합니다. 그때 우리 마음속에서 '그래도 사랑해야지', '주님이 함께하시잖아'라고 속삭여 주시는 분이 바로 성령이십니다. 그 세밀한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바로 신앙의 지혜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누구의 영광을 위해 살고 계십니까? 나의 이름입니까, 아니면 나를 통해 일하시는 주님의 이름입니까? 주님은 오늘 우리와 함께 살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우리가 그분의 말씀을 소중히 간직하고 실천할 때, 우리 마음은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하느님의 거처가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내 안에 머무시는 주님과 함께 다정하게 대화하며 걸어봅시다.

주님, 저희가 세상의 헛된 영광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게 하소서. 보호자 성령의 가르침을 따라, 저희 삶이 당신의 사랑을 드러내는 맑은 거울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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