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2026년 2월 11일 연중 제5주간 수요일
마음의 정결
오늘은 연중 제5주간 수요일이며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또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제정하신 세계 병자의 날입니다. 1858년 프랑스 루르드에서 가난한 소녀 베르나데트에게 발현하신 성모님은 회개와 기도를 요청하시며, 치유의 샘물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오늘 전례는 ‘지혜를 찾는 열정’과 ‘마음의 정결’이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 영혼이 진정으로 건강해지는 비결을 알려줍니다. 오늘 제1독서에는 스바 여왕이 등장합니다. 그녀는 솔로몬의 지혜를 직접 듣기 위해 엄청난 보물을 싣고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그녀는 솔로몬의 말을 듣고 넋을 잃을 정도로 감탄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주 임금님의 하느님께서 임금님이 마음에 드시어 임금님을 이스라엘의 왕좌에 올려놓으셨으니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1열왕 10,9).
이방인 여왕은 지혜를 찾아 먼 길을 왔는데, 정작 복음 속 바리사이들은 지혜 자체이신 예수님을 눈앞에 두고도 깨닫지 못합니다. 그들의 관심은 진리가 아니라 손 씻는 예식에만 있었기 때문입니다. 루르드의 베르나데트 성녀도 스바 여왕처럼 화려하지 않았고, 배운 것도 없는 가난한 소녀였지만, 그녀에게는 하느님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 있었습니다. 그 마음이 성모님을 만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미사에 참석할 때 어떤 마음으로 옵니까? 스바 여왕처럼 주님의 말씀을 듣고자 하는 설렘과 갈망이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신앙의 핵심을 찌르는 말씀을 하십니다.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마르 7,15). 사람들은 바이러스나 오염된 음식이 우리 몸을 병들게 한다고 걱정합니다. 물론 육체적 건강을 위해 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영혼을 죽이는 바이러스는 바로 우리 마음 속에 있다고 예수님께서는 경고하십니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마르 7,21-22). 이것들은 외부 환경 탓이 아닙니다. 내 마음의 우물이 오염되었을 때 솟아나오는 독극물들입니다. 손을 아무리 깨끗이 씻어도, 마음속에 미움과 시기가 가득하다면 그 사람은 영적으로 가장 더러운 상태입니다. 더러움은 밖에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나옵니다.
루르드의 기적은 단순히 불치병이 낫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루르드를 찾는 수많은 순례자가 경험하는 가장 큰 기적은, 원망과 분노로 가득 찼던 마음이 평화와 감사로 바뀌는 내적 치유입니다. 오늘 세계 병자의 날을 맞아, 육신의 고통 속에 있는 환우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그리고 동시에, 영적으로 병들어 있는 나 자신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합니다. 성모님께서 베르나데트에게 흙탕물을 파서 마시라고 하셨을 때, 그 순종을 통해 맑은 기적의 샘물이 솟아났습니다. 우리도 고해성사를 통해 마음의 흙탕물을 퍼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안에서 맑은 은총의 샘물이 솟아나 우리를 정화할 것입니다.
화려한 화장품으로 얼굴을 가꾸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세수입니다. 오늘 하루, 남을 비난하거나 시기하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려 할 때,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멈추십시오. “주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의 더러운 생각들을 당신의 자비로 씻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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